우리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까지 부당대출이 추가로 적발돼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얼룩진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를 원년으로 삼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내부통제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책임감 있는 내부통제 체계 확립에 나서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부당대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쇄신위원회'를 신속히 출범시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임직원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이해 상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모든 대출 과정에서 담당 직원과 심사역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을 방침이다.
앞으로 직원들은 자신이 취급한 대출과 관련해 이해 상충이 없다는 사실을 일일이 문서로 남겨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승인여신 점검 조직'도 신설해 영업과 심사업무 분리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점검할 계획이다. 내부통제를 무력화시키는 부당 지시자와 이행한 직원 모두 엄벌하기로 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 자문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이런 쇄신 계획이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IBK쇄신위원회'도 조만간 출범시켜 내부통제 전반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IBK 임직원 모두가 곪은 곳을 송두리째 도려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다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도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우리금융은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윤리·내부통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도 전원 교체해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역할에 힘을 주기로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해 온 만큼 사내이사인 임 회장 본인이 구성원이 될 가능성은 낮다. 임 회장은 이사회 내에서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에서만 활동해 왔다. 사외이사도 5명 중 4명이 교체됐다.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교체 폭이 큰 편이다.
신한금융 역시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최재붕·진현덕 이사 후임으로 양인집 어니컴 대표, 전묘상 전 일본정책투자은행 조사역을 새롭게 영입했다. 정상혁 기타비상무이사를 비롯한 김조설, 배훈, 윤재원, 이용국 사외이사는 모두 재선임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과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주사들도 내부통제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KB금융도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내부 통제와 위험 관리 정책의 수립과 감독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심의·의결 사항으로 하는 등 정관 변경 안건도 주총에서 통과됐다. 하나금융도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 사외이사 9명 중 절반을 내부통제위원회로 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