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번지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이 강원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7 오후 3시 현재 경북 산불의 전반적인 진화율은 40%대에 그친다. 이날 비가 예보돼 기세가 꺾이길 기대했으나 5㎜가량에 그쳐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산불 피해가 심각한 경북 안동시·청송군·영양군·영덕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앞서 정부는 22일 경남 산청군을, 23일에는 울산 울주군·경북 의성군·경남 하동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을 비롯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사망 1명, 부상 2명이 추가돼 이번 영남 산불 인명피해는 27명의 사망을 포함해 59명으로 늘었다. 주민 대피 인원은 이날 오전 5시 기준 3만7185명이었다.
이중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의성·안동에서만 2만9911명이 나왔다. 대피했다가 귀가한 주민은 2만485명,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은 1만6700명이었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대형 산불 지역은 모두 10곳이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산림 피해면적은 3만6009㏊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3794ha를 1만ha 이상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진화율을 고려할 때 불이 완전히 진화되면 피해 면적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이번 영남 산불의 진화율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평균 40%대에 그치고 있다. 산청·하동(77%), 청송(77%), 울산 울주 온양 (76%)은 높은 편이나 의성(54%), 안동 (52%)은 여전히 불길이 살아있다. 최근 불길이 옮겨 붙은 영덕은 10%, 영양도 18%에 그치고 있다.
기상조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27일 약간의 강우 이후 한동안 비소식이 없다. 강풍도 지속되고 있다. 이한경 중대본 차장(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산불이 시속 8∼10km 정도의 속도로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확산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진화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기후위기의 현실을 우리는 이번 산불을 통해 또다시 체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번 산불은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주택 등 생활기반시설 피해가 많은 만큼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조속한 피해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생활 터전을 잃으신 이재민분들의 불편 해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승구기자 kang@dt.co.kr
육군이 경북 산불 진화 지원작전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육군 치누크 헬기가 경북 의성군 안계면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