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확산하는 경북 의성 산불이 안동 세계 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의성 산불은 전날 안동으로 옮겨붙은 뒤 25일 안동시 풍천면으로 번지면서 하회마을 10㎞ 앞까지 닥쳤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하는 중"이라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풍천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다. 이번 산불로 문화재 소실이 잇따르고 있다. 1000년 고찰 의성 고운사도 전소됐다.

의성산불 진화율은 24일 낮 12시 기준 71%를 기록했지만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히려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62%를 보이고 있다. 당국 노력에도 좀처럼 산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라는 기상 조건과 맞물려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부풀리고 있는 의성 산불은 안동시를 거쳐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까지 위협할 기세를 보여 현장에서 대응하는 진화대원들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산림 당국은 25일 일출과 동시에 주불 진화를 위해 의성군 안평면·안계면 2곳과 안동 길안면 등에 진화 헬기 77대와 인력 3708명, 진화 장비 530대 등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당국은 산불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이날 북부지방산림청·중부지방산림청의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 9대와 산불 특수진화대원 136명, 공중진화대 11명 등도 추가 동원했다.

이날 오후 산불 현장은 순간 최대 초속 13.7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대 진화 작업을 힘들게 했다.

낮 최고기온이 여름 수준인 28도까지 오르는 등 덥고 건조한 날씨와 대부분이 산지인 의성·안동지역 지형 또한 진화를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에 바싹 마른 상태에서 타기 쉬운 나무와 낙엽이 가득해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들이 겹치면서 당국 노력에도 의성산불은 이날 오후 안동 길안면에 이어 풍천면까지 확산해 어담 1·2리, 금계리 등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전체 화선도 245㎞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구간은 93㎞다.

이에 따라 청송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파천면과 진보면, 안덕면, 현서면 주민 1960명가량을 대피시킬 준비를 세웠다. 이미 산불이 번진 안동 길안면 백자리, 금곡리에는 전기 공급이 끊겼고, 서산영덕고속도로 안동분기점(JCT)∼청송교차로(IC) 구간 양방향 구간은 통제됐다.

이번 산불로 대피한 의성·안동 주민은 2678명이며, 주택과 공장, 창고 등 101개 시설이 불에 탔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인명·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22일 화재가 발생한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경북소방본부 대원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 22일 화재가 발생한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경북소방본부 대원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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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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