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산불 현장에 인접한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 한 마을 민가에 불씨가 옮겨붙으며 불이 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산불 현장에 인접한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 한 마을 민가에 불씨가 옮겨붙으며 불이 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대형 산불까지 동시다발로 전국을 덮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불안과 답답함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대형참사가 발생했고, 지난 6일엔 초유의 전투기 오폭 사고로 민간인들이 다치고 건물이 부서졌다. 지난 주말엔 서울 종로 정릉터널 화물차 화재로 통행이 통제됐고, 신도림역에선 열차가 탈선해 2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9시간 넘게 중단됐다. 설상가상으로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진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의 영향으로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되레 인근 지역으로 산불이 번지면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산불 영향 지역은 지난 2022년 3월 동해안 산불 이후 최대 규모다.

물론 예기치 못한 사고나 자연재해는 어느 사회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은 단순한 우연이나 자연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 근저에는 느슨한 사회 분위기가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돌아보게 한다. 잇단 사고를 잘 살펴보면, 대다수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무시하거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설마 큰일이야 나겠느냐"는 안일한 태도가 만연되어 있으니 이런 일이 터지는 것이다. 연쇄 산불 역시 마찬가지다. 기후 변화로 인해 봄철 건조한 날씨가 빈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입산 행위나 불법 소각 등 인간의 부주의가 산불 원인이 되는 사례가 상당수다. 산불이 날 때마다 수천 헥타르의 산림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지만, 사고 이후의 대응에만 집중하고 예방에는 소홀한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양상이다.

잇단 사고와 연쇄 산불은 단순한 불운의 연속이 아니다. 이는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 경각심 결여 위에 쌓인 결과물이다. 사고 직후에만 경각심이 잠깐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감각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제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 변화와 사회적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그 출발은 경각심 있는 한 사람의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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