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 등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지던 주주행동주의가 이제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발표한 '최근 주주행동주의 변화와 시사점 연구'를 보면 더욱 그렇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3건에 불과하던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주주제안은 2023년에는 7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대주주가 자연인이거나 시가총액이 낮은 중소·중견 기업일수록 소액주주와 최대주주 간 지분율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 경영 간섭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명 'K-주주행동주의'라 불리는 이런 흐름은 주주 권익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위협하고, 장기적인 투자 여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집중투표제, 이사회 개편,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의사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의 장기 전략과 충돌하는 단기 수익 위주의 안건을 밀어붙이기도 한다. 더욱이 글로벌 사모펀드나 투기성 자본이 소액주주 연대를 활용해 경영권을 노리는 경우, 기업의 기술력과 국가 핵심산업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기업은 경영권 방어에 골몰한 나머지 정작 투자 확대나 주주 환원 등 본연의 성장 전략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이 일정 수준의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은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수단이 미비하거나 논란에 막혀 도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주 권익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 경영권을 위협해선 안된다. 주주행동주의가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부터 갖춰져야 한다. 지금이 그 제도적 기반을 다질 골든타임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