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5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20대 민생의제 발표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5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20대 민생의제 발표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전세계약 10년 보장' 임대차법 개정 방침을 철회했다. 지난 12일 자신이 의장을 맡은 당 민생연석회의에서 내놓은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를 불과 닷새만에 없던 일로 한 것이다. 거대 야당을 이끌고, 국정을 좌우하는 정치인의 언행이라고 도무지 믿기 힘들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전세 계약을 10년 보장하는 임대차법 개정은 논의를 거친 당 공식 입장이 아닐뿐더러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민생을 위한 논의 주제일뿐 실제 추진하기로 한 과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주거권 보장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지만, 어떤 정책이든 시장원리를 거슬러 정책 효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민간 임대차 시장을 위축시켜 세입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는 전문가의 우려도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일 민생연석회의에서도 20대 민생 의제가 추진 과제나 공약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며 "불필요한 억지 논란이 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국회 도서관에서 '20대 민생의제 발표회'를 열고 중소 상공인·자영업, 노동, 금융·주거와 관련한 20대 민생의제와 60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가운데 하나가 주택 임차인이 2년마다 전세를 갱신 계약한 후 최장 10년까지 점유할 수 있게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었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답습한 것으로, '시장의 복수'로 임차인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임대인이 전세를 놓을 유인(誘因)이 사라지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되레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장기간 전셋값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 임대인이 법 시행 전후로 전셋값을 대폭 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차인 보호라는 선의(善意)의 입법 취지와 달리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급등, 이중가격 형성 등 부작용을 초래한 문 정권의 '임대차 3법' 실패를 답습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 대표의 법 개정 철회 의사는 이런 부작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민생의제와 60개 정책과제는 이 대표가 "대선 공약이 아니라 의제일 뿐"이라고 했지만, 조기 대선 국면으로 돌입할 경우 민주당 공약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직접 참석하고 당이 발표한 것을 일주일도 안돼 '아니면 말고'식으로 없던 일로 돌리는 건 공당(公黨) 대표의 책임있는 처사가 아니며,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인가. 그러면서도 국민들에 표를 구하니 기가 찰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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