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원 이상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산업·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3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금융(차입금)과 홈플러스의 기존 부채를 포함한 전체 인수 비용 7조2000억원 가운데 44%에 이르는 액수다. 3호 블라인드펀드가 사실상 홈플러스 인수의 종잣돈 역할을 한 셈이다. 3호 펀드는 홈플러스 외에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데도 활용됐다. 주요 포트폴리오의 투자 성적은 상당히 준수하다. 따라서 MBK가 챙긴 보수가 엄청나다. 3호 펀드를 운용하면서 가져간 운용·성과 보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325억원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MBK의 경영 실패로 핵심 점포가 매각되고 손실이 누적되는 와중에도 정작 MBK는 관련 펀드 운용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모펀드는 본질적으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MBK는 아무런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기습적으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그 결과 직·간접 고용인원 3만명은 물론 1만여 납품사 및 외부 임대매장 점주들까지 모두를 위기에 빠뜨렸다.
홈플러스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는데 MBK는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며 배를 불렸다. 기업은 도산 위기에 처했는데 대주주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나는 상황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MBK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 펀드를 통해 생긴 수익 일부를 홈플러스 회생에 투입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의적 책무일 것이다. 이익만 독식하면서 손실은 사회에 떠넘기는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 참에 정부와 국회는 '먹튀 투자'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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