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소, 속 리, 감출 장, 칼 도.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말과 표정은 좋게 하나 마음속으로는 해칠 뜻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역사서인 '구당서'(舊唐書)와 병법서 '삼십육계'(三十六計)에 나온다. 일상 생활에서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적인 태도, 뒤통수를 치는 행위를 뜻할 때 쓰인다. 비슷한 의미로 '웃음속에 칼이 있다'는 '소중유도'(笑中有刀)가 있다. 곁 모습은 선량해 보이지만. 화를 입힐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는 '포장화심'(包藏禍心), '말은 달콤하나 배속엔 검을 가졌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도 유사한 사자성어다.
당(唐) 태종(太宗) 때 이의부(李義府)라는 간신이 있었다. 그는 아부하는 재주가 뛰어나 황제의 깊은 환심을 샀다. 덕분에 벼슬이 계속 높아져 처음에는 태자사인(太子舍人)이었다가 고조(高祖) 때에는 이부상서(吏部尙書)가 됐으며, 나중에는 중서령(中書令)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의부는 역사속 수많은 간신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겉모습은 온화하고 공손했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미소를 띠었지만 속이 좁고 음험했다. 자기 뜻을 조금이라도 거스르는 사람에게는 뒤에서 온갖 모략을 써 해를 가했다.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의부의 웃음 속에는 칼이 들어 있다"고 했다. 언젠가 감옥에 순우라는 성을 가진 미모의 여죄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이의부는 옥리인 필정의를 감언이설로 꾀어 석방하도록 한 후에 자기가 차지해 버렸다. 후에 왕의방이 필정의를 고발하자 이의부는 필정의를 윽박질러 자살하게 만들고, 왕의방을 파직시켜 먼 변방 지역으로 유배시켜 버렸다.'구당서'(舊唐書) '이의부전'(李義府傳)에 나오는 얘기다. 유사한 의미의 구밀복검(口蜜腹劍)은 당 현종(唐 玄宗) 때 또다른 역사속 간신인 이임보(李林甫)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36가지 병법을 다룬 '삼십육계'의 제10계도 '소리장도'다. 적으로 하여금 믿게 안심시킨 후 비밀리에 군사(軍事)를 도모하는 전략이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미소뒤에 칼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법이다.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니 남을 믿을 수도 없다. 트럼프 2.0 시대와 탄핵 정국이 만든 씁쓸한 풍경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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