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측 "野의 무리한 남발 증명"
"계엄 불필요성 보여준 것" 해석도
파면될 중대한 잘못의 유무가 쟁점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한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 기각하면서 거대야당발 '줄탄핵 전략'이 힘을 잃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에 대한 영향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가능해 유불리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헌법재판소는 최재해 감사원장을 비롯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까지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정부 들어 탄핵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 총 8명에 대해 기각을 선고했다.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는 계류 중이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은 변론에 돌입한 상태다. 윤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변론은 종결됐다.

표면적으로 보면 최 감사원장을 비롯한 검사 3인에 대한 기각은 여권에 고무적인 판결로 볼 수 있다. 대통령 변호인단은 13일 이날 기각을 "묻지마 탄핵 소추였다는 것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감사원장 탄핵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야당이 입법 폭주와 의회독주 과정에서 무리하게 탄핵소추를 남발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는 논리다. 나아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정당성이 점차 증명되고 있기 때문에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 변호인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탄핵 기각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이 '설사 야당이 줄탄핵을 해서 국정 마비를 시도한다고 해도,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기각하는 방식으로 곧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계엄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여권 측의 주장에는 오히려 힘이 빠질 수 있다.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만약 이번 탄핵 기각 선고에서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고 판시를 했다면 비상계엄의 명분이 어느 정도 생겼을 수도 있겠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그렇다면 오히려 줄탄핵을 하더라도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기각을 해줄 텐데 지금이 무슨 국가 비상사태냐는 논리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헌법 77조 1항은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경우 △윤 대통령이 직접 계엄을 선포를 결단했으며 △국무회의 절차 과정에서 하자가 있으며 △국회·선관위에 군병력 동원 등 논점이 비교적 분명한 사안이 많아 다른 사건들과 비슷하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의 경우 계엄의 필요성을 두고 잘잘못을 가리기보다는 '파면을 하기에 충분히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는지'가 주요 쟁점이기 때문에 다른 사건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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