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장내 미생물과 유전자 상호작용 규명 특정 장내 미생물이 Rg3 효과의 핵심 요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인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3가 특정 장내 미생물에 따라 개인의 유전적 형질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골근감소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삼 성분(알지쓰리·Rg3)을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명석 박사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과 유전자 관계를 분석해 Rg3의 치료 효과가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7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골근감소증은 뼈와 근육이 약해져 낙상·골절 위험을 높여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 뜨린다.
하지만 치료법이 칼슘·비타민D 보충, 근력 운동 등 증상 완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은 부족한 실정이다.
인삼에 함유된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3는 골근감소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능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Rg3의 효과가 개인별로 다른 이유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6종의 서로 다른 유전형질을 가진 실험용 쥐를 활용해 Rg3가 골근감소증에 미치는 영향이 유전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고, 장내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했다. 유전적 다양성과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분석한 결과, 특정 장내 미생물(EN·EV)이 Rg3의 치료 효과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추가 실험을 통해 골근감소증 관련 유전적 형질 차이가 가장 큰 쥐를 선별해 EN과 EV를 투여한 결과, 한 그룹의 쥐에서는 뼈 밀도, 근력, 근육량이 모두 증가한 반면 다른 그룹에서는 운동 능력만 향상되고, 뼈와 근육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는 EN과 EV가 뼈 생성 촉진과 근육 분해 억제 작용을 하지만, 그 효과가 개체의 유전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남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EN과 EV 미생물이 향후 인체 적용 가능성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맞춤형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명석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천연물-장내 미생물-유전자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밝혀냄으로써 골근감소증 치료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한국인에게 흔한 유전형에 맞는 파마바이오틱스(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법) 개발을 통해 골근감소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지난해 12월)'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