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굶고 머리자르고 길위에서 날샌다고 판결 달라지면 법치국가 부정…비정상적"
"제왕적 입법권력이 특정 판결 이끌어내려고…승복요구면 명분이라도 있는데"
"反문명·원시적 사법시스템 압박 목적 뭔가…제왕적 당대표에 충성경쟁하나"

전병헌(가운데)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새민주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갈무리>
전병헌(가운데)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새민주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갈무리>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재명 당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지사를 응원하는 의미로 손을 모으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재명 당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지사를 응원하는 의미로 손을 모으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사진>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12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계기로 친명(親이재명) 주도의 더불어민주당이 장외투쟁 총력전을 이어가는 데 대해 "법원의 결론이 자기 주장(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대로 나올 때까지 '밥 안 먹고 국회도 팽개치겠다'고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양빌딩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탄핵의 이유는 명백, 파면하라는 주장은 당연하다. 이처럼 당연하고 명백한 사안을 두고, 180석 넘는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삭발과 단식까지 하며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서는 건 야만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투쟁) 목표가 배상·보상, 임금 조정이나 입법 촉구, 혹은 결정의 '시간 문제'라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면서도 "특정한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압박과 위협을 가한다면 야만적이고 유치한 행동이다. 초등학생이 자기 말을 들어줄 때까지 밥을 먹지 않겠다거나 학교를 안 가겠다고 버티는 것보다 못한 행태"라고 했다.

이어 "어린 학생이 아닌 국회의원이다. 제왕적 입법권력 세력이다. 고도로 지적(知的)이고 문명화된 결론을 내야 할 제1야당이 가장 원초적이고 반문명적 방식으로 의사 표현을 한다"며 "한국 정치의 원시적 야만성의 단면이기도 하다. 문명·문화국가로 평가받는 국가 이미지에 정치가 토사물을 쏟아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전 대표는 "차라리 의원직 총사퇴하고 총선을 다시 치르자고 하는 편이 더 설득력과 진정성이 있을 거다. 밥 굶고, 머리 자르고, 길 위에서 날 샌다고 판결이 달라진다면 그 또한 민주 법치국가를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차라리 헌재판결 승복 요구 삭발·단식 농성이라면 명분도 있고 공감이라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리(事理)와 논리, 설득력은 물론 모양새조차 궁색한 야만적인 사법 시스템 압박을 보면 그들 목적이 다른 곳에 있는지 의심된다"며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는 헌재 압박보단 제왕적 당대표와 강성 지지자들에게 아부하고 충성경쟁하는 게 더 큰 목적"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1극체제가 갖는 자기모순, 숙명적 부작용"이라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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