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아들 부부 마약미수 입건 언론에 사과하면서도 "경찰이 아들 미행, 망신주기 배후 있다" "악질적으로 말하는 건 한딸" 韓팬덤에 멸칭…친한 박상수 "마약사범 가족 억울할 순 있어" "정적과 지지자에 음모론보다 좋은 변호사부터 찾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부부가 액상 대마 수수 미수 혐의로 뒤늦게 수사대상에 오른 데 대해 "다 배후가 있다"며 "악질적으로 말하는 이들은 다 '한딸'(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팬덤을 '개딸'과 동일시한 멸칭)들이다"고 주장했다. 친한(親한동훈)계에선 "음모론으로 정적의 지지자들을 겨냥"했다며 황당하단 반응을 보였다.
한동훈 전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지낸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갑 당협위원장(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철규 의원의 발언이 담긴 보도를 공유하며 "아들과 며느리가 수사대상이 되고 피의자로 입건이 되면 정신이 없을 수 있다"면서 "지역구 병원에서 치료받는 마약사범들을 보며 나는 마약사범은 범죄자이자 환자임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약중독자의 가족들은 자녀 등 가족이 마약범죄에 연루되면 양가적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범죄자이면서 환자'인 경우가 마약중독자의 경우를 제외하곤 없을 것이기에 더욱 이해가 된다. 마약범죄라 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게 아니다"며 "단지 유명인의 아들과 며느리라 하여 피의자 단계에서 동네 방네 알려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헤아렸다.
그는 "이철규 의원의 억울함과 분노가 이해된다"면서도 "그렇다고 알만한 분이 음모론을 설파할 것도, 정적의 지지자들을 겨냥할 것도 아니다"고 했다. 박상수 당협위원장은 "충분히 당황하고 억울했을 수 있지만, 애먼 생사람 잡으며 음모론을 펼치기보단 아들과 며느리를 위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먼저"라며 "당을 위해서라도 '억울한 일이었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덧댔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체제에서 중앙당 대변인을 지낸 측근 박상수 인천 서갑 당협위원장이 친한동훈계 소장파 정치인들 중심의 유튜브 채널 'UNDER 73 STUDIO'(언더 73)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UNDER 73 STUDIO' 영상 갈무리>
일요신문에 따르면 친윤(親윤석열) 핵심이자 경찰 출신인 이철규 의원은 전날(11일) 매체 기자와 만나 아들과 며느리 마약 관련 혐의 입건을 "전혀 몰랐다. 알았다면 어떻게 내버려두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비호할 생각 없다. 백번 천번 잘못했으니 잘못한 만큼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며 "자식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송구하다. 나 역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아들 이씨는 과거에도 대마 흡입 혐의로 적발된 것으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과거 군대 선임이랑 태국에 가서 걔가 빌려줘서 호기심에 한 것이다. 그때 검찰에 아들이 혼자 가서 조사 받고, 검찰에서는 불기소한 거다. 나도 몰랐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던지기' 수법으로 액상 대마를 찾던 중 신고됐고, 경찰이 1월 신원 특정 후 53일 만에 체포한 '늑장 검거 의혹'에도 항변했다.
이 의원은 "10월 사건인데 (경찰이) 가지고 있었다. (아들) 본인도 잊어버리고 몰랐다. 경찰이 한번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2월 25일 아무것도 없이 (체포로)데려 가가지고 언론에 흘린 거다"라며 "누가 봐주고 말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4~5개월 동안 아들 미행을 해서 뭘 엮어보려다 안 되니까 수수 미수로 잡아갔다"며 "날 망신 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아들 불법도박 의혹을 받은) 이재명 대표처럼 아들을 '남'이라고 했냐"며 "아들은 자기가 잘못한 것보다 아버지 때문에 더 과도한 비난을 받는다. 다 배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후'에 대해 "짐작은 가지만…"이라고 말을 아끼다가도 이 의원은 "악질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전부 '한딸'들이다"고 "민주당 사람들은 안 그런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아프니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