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의 음극재 시장이 30% 성장한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공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성장 정체와 역성장을 겪으며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1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사용된 음극재 총 적재량은 약 104만3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 성장한 수치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38만3000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성장에 그치며 비교적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외 시장의 성장률이 더 낮은 데다 전체 시장에서 37%의 점유율만 차지하고 있어서 여전히 중국이 중심인 시장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샨샨(ShanShan)과 BTR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음극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업체는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며 광범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카이진(Kajin)과 상타이(Shangtai)는 10만톤을 기록하며 각각 3위와 4위로 집계됐다. 쯔첸(Zichen), 신줌(Shinzoom), XFH 또한 7만톤 이상의 출하량을 보이며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상위 10개 기업 중 유일한 한국 업체인 포스코는 2만4000톤을 기록하며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는 한국 배터리 3사에 천연흑연 기반의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음극재 공급망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은 104만톤 중 99만톤을 공급하며 전체 시장의 95%를 점유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속적인 생산 확대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포스코, 대주 등을 중심으로 41%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판매량은 2만6000톤으로 제한적이다. 일본 업체들은 11%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2만3000톤의 판매량에 그쳤다. 히타치(Hitachi), 미쓰비시(Mitsubishi) 등 일본계 음극재 업체들은 기존 고객사 중심의 보수적 사업 운영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당분간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북미와 유럽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성장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일본 업체들의 경우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품 혁신이 없다면 지속적인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