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회와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주관 영상 콘텐츠 산업 정책 개선 세미나 "이러다 다 죽는다"
영상 콘텐츠 업계에 위기감이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활약하고 있지만 업계의 앓는 소리는 더 커졌다. 제작비는 치솟는데 방송광고 시장은 점점 더 쪼그라들고,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정체기에 진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발간한 '2024 방송영상산업백서'를 살펴보면 드라마 제작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3년 123편으로 18편(12.8%) 줄었다. 드라마 평균 제작비는 2011년 회당 1억원 수준에서 2020년 7억원, 2023년 12억원 수준으로 폭등했다. 영화 극장관객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로도 회복 기미가 없다. 개봉영화 편수 2019년 1740편에서 지난해 1344편으로 줄었다. 2023년 기준 국내 방송영상 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하락,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최용준 한국방송학회 회장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상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4월 정기 학술대회를 준비하며 많은 미디어 사업자를 만나 후원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 이렇게 어렵다는 말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매번 (업계가) 어렵다, 어렵다 해서 엄살인줄 알았는데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영상 미디어 산업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업계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영상 콘텐츠 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가려면 콘텐츠 산업 특성에 맞는 유연한 정책금융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소장은 "높아진 제작비, 방송광고 시장 위축 등 콘텐츠 기업들의 재무적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며 "가장 결정적인 것은 '투자 위축'이다. 영상 콘텐츠 산업은 투자부담이 큰 콘텐츠를 주요자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으로 많은 위험이 수반되는 산업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고,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사업자간 경쟁 심화로 콘텐츠 수급비용은 높아진 상황에서 주수익원 중 하나인 방송광고 시장마저 위축돼 국내 콘텐츠 산업 전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콘텐츠 사업자의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 금융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현재 정부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 중이나 올해 일몰 예정이다. 더욱이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은 영상 콘텐츠 업계 특성 상 세액공제 혜택은 효용성이 낮다. 노 소장은 한시적인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를 상시제로 전환하고, 글로벌 문화선진국 수준으로 세액공제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대기업을 배제하고 있는 차등 공제 대상에 대기업을 추가해 투자를 촉진하고, 실연공연 제작비도 세액공제 정책을 도입해 영상 및 공연 콘텐츠를 포함한 문화 콘텐츠 전반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세액 공제제도의 영상 콘텐츠 제작인력 인건비 적용 기준 명확화 △문화산업전문회사 출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대상 확대 △영상 콘텐츠 사업자 세금환급 제도 개선 △콘텐츠 산업 맞춤 저금리 대출상품 제도 확대 등 다양한 콘텐츠 금융제도 개선안들을 내놨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방송학회·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공동주최 '영상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개선 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김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