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 충격에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증시 급락 충격에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R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국 경제가 초비상이다. 미국에서 경기침체(Recession)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는 이미 제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매우 큰 일이기 때문에 과도기는 있을 것"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뉴욕 증시는 폭락했고, 이어 우리 증시도 크게 떨어졌다. 11일 미국발 'R의 공포'로 2% 이상 곤두박질치며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다행히 낙폭을 줄여 1.28% 하락한 2537.60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5.9원 오른 1458.2원으로 장을 끝냈다.

실제로 미국 경기침체 징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채금리는 하락세이고, 소비자물가는 상승 중이다. 제조업 지표 역시 부진하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불확실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로선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미국마저 침체에 빠지면 올해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 경제는 0%대 성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국내 민생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여파로 폐업한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 새 무려 20만명에 달할 정도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가계 소비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교육비까지 4년 만에 감소했다.

이렇게 경제가 초비상인데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미국발 'R의 공포'는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문턱 앞까지 다가온 현실적 위기다.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민생이 무너지며, 청년들은 갈수록 일자리 기회를 잃고 있는 비상시국이다. 국민의 인내심은 바닥났고, 경제 위기는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이 촉박하다. 더 이상 정치권이 싸움질에만 빠져 있을 여유가 없다.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싸움질을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합쳐야할 때다. 정신 바짝 차리고, 즉시 초당적 협력에 나서 실효성 있는 추경 집행 등 '경제 비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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