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관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을 취소하라고 7일 결정했다. 윤 대통령이 구금된지 51일, 내란죄 수사로 구속 기소된지 40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낸 구속취소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절차의 명확성과 수사 적법성 의문 여지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속 취소는 법이 정한 피고인 석방 제도 중 하나로, 구속 사유가 없거나 소멸된 때 구속을 취소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의 수사와 기소의 적법성에 의문이 있다고 봤다. 구속 취소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검찰이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위법하게 기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형소법) 202조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측 변호인과 검찰은 구속기간을 어떻게 계산하느냐를 놓고 다퉜다. 윤 대통령측은 '시간', 검찰은 '날'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수사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접수된 시기는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즉, 그만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검찰은 이렇게 늘어나는 기간을 통상 '일수' 단위로 계산해왔다. 또 체포적부심사 역시 영장실질심사와 마찬가지로 소요 시간을 구속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1월 27일이란 게 검찰 입장이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해 시간 단위로 계산하면 구속 기한은 그전에 만료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 측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쯤 체포됐고, 당시 예정된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같은 달 25일 0시였다. 이후 17일 오후 5시 46분쯤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법원에 서류가 접수됐고, 19일 오전 2시 53분쯤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류가 반환되면서 약 33시간 7분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형소법상 '구속기간에 불산입'되는 영장실질심사 시간(33시간7분)까지 포함해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 시기는 26일 오전 9시 7분쯤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검찰의 공소제기가 같은 날 오후 6시 52분쯤 이뤄지면서 이미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를 한 것이라고 법원은 봤다. 법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시45분동안 불법 구속된 것이다.

둘째 재판부는 설령 구속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수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은 서로 독립된 수사기관인데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형소법이 정한 구속기간을 서로 협의해 나눠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신병 인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 지적대로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한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으로 내란죄 수사 권한은 경찰에 있는데 공수처가 나서 수사를 '불법' 진두지휘하면서 온갖 논란을 낳았다. 또 공수처는 관할인 서울 중앙지법이 윤 대통령 체포·구속 영장을 내주지 않자 영장을 받기 쉬울 것으로 보이는 서부지법에 편법 '영장쇼핑'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법을 지키지 않은 편법 수사와 기소로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도 적지 않았다.

재판부의 이번 구속취소 결정은 신체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과, 불구속 수사 원칙에 따라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에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충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속 취소 결정은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재가 내란죄의 탄핵소추 사유 제외 여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지만, 법원은 윤 대통령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내란죄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을 둘러싸고 국민들 간 갈등이 최고조다. 오직 법리(法理)와 법관의 양심에 의거한 판결만이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법원의 이번 구속 취소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다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현명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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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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