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미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품목에서 가격이 오르면서 미 소비자들은 점점 지갑 열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소비자들은 값싼 대체품을 찾거나 소비를 줄이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지 않아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발효된 데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부터 수입 농산물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 가정의 식탁 물가가 급격히 치솟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농산물 중 절반 이상이 수입품입니다.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소비량이 큰 설탕, 커피, 코코아, 기타 열대 농산물의 비중은 약 15%입니다. 멕시코는 특히 미국에 설탕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 통상 미국 설탕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내달부터 농산물에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설탕을 비롯한 이들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지요.
소고기 가격 상승도 예상됩니다. 근래 극심한 가뭄에 따른 목초지 감소로 미국 농장에서 사육·공급되는 소가 5년 연속 감소, 1951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호주·캐나다·멕시코·브라질·뉴질랜드에서 소고기를 수입하는 양이 크게 늘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소고기에 붙는 관세가 올라가면 소고기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과일과 채소, 설탕, 커피, 육류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이미 하늘 높이 치솟은 미국의 식품 가격을 훨씬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되는 관세는 과자나 주류, 레스토랑 메뉴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쿠키 제품 '오레오'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업체 몬덜레즈 인터내셔널은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오레오와 '리츠'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류회사 디아지오는 데킬라를 멕시코에서, 위스키를 캐나다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의 경우 이들 제품의 판매 비중은 이 회사의 미국 전체 판매 실적의 45%에 달했습니다.
자동차 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상당수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관세 인상에 따른 즉각적인 가격 조정은 없지만, 향후 차량 가격이 최대 25%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미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의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를 찾은 소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계산대 앞에서 대기 중이던 루크 비(38) 씨는 "미국인 대부분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는 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코스트코에서는 꽤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모형 자동차 장난감이 평소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관세가 실제 소비재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미리 상품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산물 코너에서는 6개 들이 한 망에 10.99달러(약 1만6000원)라고 적힌 멕시코산 아보카도를 여러 망씩 사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 옆에는 한 망에 13.99달러인 미국산 유기농 아보카도가 쌓여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멕시코산을 집어들었습니다.
한 소비자는 "멕시코산 아보카도를 자주 먹는데, 관세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미리 사두고 있다"며 최근 소비 패턴의 변화를 전했습니다. 관세가 미국 농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농가는 비료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 중 85%가 캐나다에서 공급됩니다. 비료에 관세가 적용되면 미 농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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