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목표로 '핵심 금융인프라 경쟁력 강화 통한 고객가치 창출' 제시
작년 도입한 국채통합계좌 대폭 증가… 결제금 1월말 기준 60조 돌파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올해는 앞으로의 50년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해다. 회사 내의 트랜스인포메이션(디지털 기술 기반의 업무 혁신), 자본시장에서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지원하고 변화시켜 나가겠다."

이순호(58·사진) 한국예탁결제원(예결원) 사장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예결원은 국내 유일의 증권 예탁·결제 기관이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상품의 거래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자자들이 보유한 증권을 실물 없이 전자 방식으로 보관하고, 증권시장 내 거래 체결 이후 원활한 결제가 이뤄지도록 돕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예결원은 지난 1974년 설립됐다. 지난해 50돌을 맞았고, 올해는 10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만큼 올해가 더 없이 중요한 한 해다. 2023년 3월 취임해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은 이 사장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로 '핵심 금융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객가치 창출'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8개 핵심 사업과제를 제시했다.

혁신금융플랫폼 구축을 필두로,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구축 △전자증권제도 이용활성화·안정성 강화 △채권발행·유통시장 참가자 권리보호 강화 △신(新) 증권결제시스템 2.0 전환 △증권정보 수집·관리 체계 고도화 △국채통합계좌·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지원 등이다. 하나 같이 혁신과 도전, 변화를 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도입한 국채통합계좌(국채계좌)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국제예탁결제기구(ISCD)와 예결원이 만든 국채계좌는 외국인이 국내 보관기관 선임과 개별 계좌 개설 등 절차 없이 바로 한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결제금은 지난해 10월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결정을 계기로 대폭 증가해 작년 12월에는 처음으로 월 20조원을 넘었고 1월말 기준으로는 60조원을 돌파했다.

이 사장은 "국채계좌를 개통하니 사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개선점들이 드러났다"며 "오는11월 WGBI 편입 전까지 개선해 나가고, 향후 국채 투자 증가에 따라 국채 대차, 환매조건부채권(Repo) 연계 서비스 등도 고려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용 국채는 20년물, 10년물에 이어 올해 5년물까지 나온다"며 "한국 국채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며 유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맞춰 고도화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채계좌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시스템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개인투자용 국채의 중도환매 업무를 원활히 수행해 안정적인 국채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예결원은 현재 토큰증권의 총량 관리 등을 맡는 '토큰증권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암호화폐 등에 쓰이는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을 강화한 새 전자증권으로, 미술품, 저작권, 부동산 등의 자산 일부에 돈을 넣고 지분 수익을 받는 '조각 투자'를 활성화할 수단으로 꼽힌다.

예결원은 지난해 10월부터 토큰증권 테스트 베드 플랫폼을 설계하고 개발 중이다. 이 사장은 "이달 중 구축을 끝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달부터는 외부 연계 테스트와 통합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테스트 베드 플랫폼은 오는 6월 오픈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으로 토큰증권 제도의 안정적인 도입을 지원하고 전자등록기관의 역할 수행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토큰증권 관련 법안이 시행되면 테스트베드 플랫폼을 실제 운영 시스템 이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장은 "블록체인 등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전자등록서비스 출현에 대비해 토큰증권시장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예탁결제원의 역할과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주총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자증권제도 이용도 활성화하는 한편 안정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자주총 플랫폼은 오는 2026년 하반기 시스템 오픈을 목표로 한다. 주총 소집, 진행, 투표 등을 온라인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해 주주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준비 중이다.

이 사장은 "전자주총 등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며 "상법 개정이 자본시장 쪽에서 기업의 밸류업을 위해 굉장히 주용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지난해 5월부터 조직을 구성해 전자주총 플랫폼 준비를 시작했고, 전반적으로 분석과 방향 설정은 해놓은 상태"라며 "법이 통과되면 더욱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근 예결원은 발행회사 주총 의결권지원반을 출범했다. 약 8주간 운영한다. 정기 주총 집중 시기에 안정적인 발행회사의 전자 투표와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였지만, 아직 미비한 점이 있다"며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시스템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듣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에게도 많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사들이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주주들이 많은 의견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성과에 대해 "1차적으로 예탁결제원 내의 데이터를 잘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하고 싶고, 더 나아가 한국 자본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한국예탁결제원]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한국예탁결제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김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