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바렛

하수정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여성은 종종 억압적 이데올로기, 자본주의적 시스템의 무력한 희생자로 묘사된다. 이런 이미지들은 여성들에게 패배감을 심어주고, 마치 거대한 사회적 장벽 앞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왔다. 미셸 바렛(1949∼ )은 이 문제에 대해 상상력 가득한 '즐거운 문화정치학'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그는 관습적 사유에 도전하고, 대안적인 문화 환경을 적극적으로 구상할 것을 제안한다.

바렛은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문화 이론가, 버지니아 울프 연구자다. 현재 런던대학교 퀸메리칼리지의 명예교수로, 현대 문학과 문화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초기에는 페미니즘과 마르크스주의의 결합을 탐색했으나, 알튀세르와 푸코의 영향을 받아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났다. 이후 이데올로기와 담론, 재현 개념을 중심으로 '차이'의 페미니즘과 문화 이론을 연구했다. 또한 울프의 유물론적 페미니즘을 조명하며 그녀에 관한 에세이를 발간하기도 했다. 2020년 영연방전쟁묘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전쟁과 인종차별 문제를 구체적으로 이론화하는 등 학문과 현실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

책은 바렛이 당대 현실을 해석하고 비판하는 학자이자 실천가로서 어떻게 연구를 전개해 왔는지를 열 가지 키워드를 통해 조명한다. 바렛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여성과 젠더 문제를 보다 넓은 사회적·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억압적 구조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결국, 바렛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이론적 분석이 아니라 실천적 변화의 가능성이다.

바렛이 제시하는 다양한 논의를 통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젠더와 문화를 바라보자. 바렛의 통찰을 따라가며 문화 이론과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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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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