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방지·정권 연장에 도움
정치 성향별 선호도 큰 차이없어
분권형·내각책임제 지지도 낮아



개헌시 선호 권력구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개헌 여론이 부쩍 힘을 얻고 있다. 여야 대권 잠룡들은 개헌 방향을 두고 제각각 구상을 드러내고 있다. 임기 단축을 포함한 대통령 4년 중임제, 책임 총리제까지 다양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 10명 중 5명은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적합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4년 중임제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5년인 임기를 1년 줄이는 대신 한 번 더 출마할 수 있게 해 연임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재선 성공을 전제로 하면 8년이라는 임기가 주어져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집권 3년 차 이후에는 레임덕으로 국정 운영 동력이 상실되는 현행 5년 단임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8일~이달 1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공개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향후 개헌으로 국가 권력구조 개편이 이뤄진다면 가장 적합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국민 47.2%가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적합하다고 답한 비율은 26.4%로 집계됐다. 대통령제가 적합하다고 답한 비율이 총 73.6%에 달하는 셈이다.

대통령·총리 분권제가 좋다고 답한 비율은 7.4%, 내각책임제가 좋다고 답한 비율은 5.0%로 나타났다.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는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5년 단임제보다 4년 중임제 선호 비중이 높은 것 역시 모든 분포집단에서 유사했다.

남성의 경우 대통령 4년 중임제 60.1%, 5년 단임제 18.6%로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가 80%에 육박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4년 중임제가 34.6%, 5년 단임제가 34.0%로 거의 유사한 선호도를 보였으며,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도도 70%에 미치지 못했다.

연령대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대통령제가 가장 적합하다고 답한 비중이 70%를 넘었다. 대부분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택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70세 이상의 경우에는 5년 단임제를 선택한 비중이 35.8%에 달해 4년 중임제(35.1%)와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52.0%)과 대전·세종·충북·충남(52.0%), 광주·전북·전남(50%)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택한 비중이 과반을 넘겼다. 강원·제주 지역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택한 비율이 36.6%,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선택한 비율이 32.7%로 가장 차이가 적었다. 또 강원·제주(69.3%)와 부산·울산·경남(69.5%)만이 대통령제를 선택한 비율이 70%를 넘지 않았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80.0%)과 조국혁신당(85.3%) 지지자들은 대통령제 선호 비중이 더욱 높았다. 민주당 지지자 54.2%가 4년 중임제를, 25.9%가 5년 단임제를 선호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4.8%가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5년 단임제를 선택한 비율은 10.6%에 불과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 지지층의 절반 이상(56.8%)도 4년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에서는 41.9%가 4년 중임제를, 31.2%가 5년 단임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선호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 중에서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중은 57.5%로 집계됐다.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는 정치 진영이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집단에서 70% 이상의 비율로 나타났다. 중도층과 진보층에서는 4년 중임제에 대한 선호가 각각 51.0%와 55.2%로 과반을 넘었고, 보수층에서는 4년 중임제 44.6%와 5년 단임제 34.9%로 상대적으로 차이가 적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집단에서도 54.3%, 탄핵을 반대하는 집단에서도 40.2%가 대통령제 4년 중임제를 가장 적합한 구조라고 봤다. 집권 여당이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정권 연장론' 집단에서는 45.0%가, 야권에 의해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정권 교체론' 집단에서는 53.4%가 4년 중임제가 가장 적합한 정치 구조라고 선택했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들 중심으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7.2%다.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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