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취업난 20대의 '원모심려'
민주 지지자 52% "상속세 인하"
80% 개혁 위해 "연금 더 낼 것"
개혁적 여론 제도화 정치권 숙제

상속세율 완화 여야 공방. 사진=자료DB
상속세율 완화 여야 공방. 사진=자료DB


우리 사회 현안 중 하나인 정년 연장과 관련,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년 연장에 반대의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20대 청년들도 찬성률이 80%를 넘었다.



디지털타임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해 4일 공개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년연장에 대한 찬성 76.6%, 반대 17.1%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은 찬성이 80.7%를 보였다. 일자리 문제로 정년 연장에 민감한 세대인 20대 10명 중 8명이 찬성에 손을 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국민 10명 중 6명(59.2%)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데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반대는 26.7%에 그쳤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상속세 완화에 찬성 의견이 52.2%로 절반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유력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절반 이상(51.1%)이 상속세율 완화에 찬성한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민주당이 '초부자 감세론'을 내세우며 상속세율 완화에 반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연금 개혁에서는 국민 10명 중 8명이 국민연금 지속성을 위해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연금을 더 많이 내더라도 연금 안정성을 위해 현재 수준이나 덜 받을 수 있다는 응답도 42.6%나 됐다.

상속세와 정년 연장, 국민연금 이슈 모두 저출산, 고령화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민들이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들이 개혁지향적임과 동시에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이란 사실을 확인케 한다.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20대 청년층이 정년 연장에 압도적인 찬성 의사를 밝힌 점도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구나, 이번 여론조사뿐 아니라 여러 정년 연장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20대의 정년 연장 찬성 비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채용 플랫폼 '캐치'(CATCH)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를 일컫는 소위 'Z세대' 구직자 1592명 중 절반 가까이인 46%가 정년 연장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가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이유로 '고령화 사회 문제 개선(75%)'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대 청년층의 경우 이른바 '고용절벽'이라 불릴 만큼 신규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년 연장은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한 근로자들의 일할 수 있는 기간을 더 늘리는 반면 신규 취업자들에게는 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절대 다수 20대들이 정년 연장에 찬성표를 던진 데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 고용 안정을 보장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아울러, 국민 60%가 상속세율을 낮추는 데 찬성을 했다. 그 중에서도 민주당과 이 대표 지지자들의 절반 이상이 상속세율 인하에 찬성한 점도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최저세율(10%)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은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높이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초부자 감세론'을 들고 나온 민주당의 반대로 개정안은 무산됐다. 당시 이 대표는 "1000억원 자산가의 상속세를 왜 100억원이나 깎아줘야 하나"며 최고세율 인하안을 비판했다. 이와 달리, 이 대표 지지자 절반 이상이 상속세율 인하에 찬성한 것은 이를 초부자 감세라 보기 보다 징벌적 세율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또한 응답자의 80%가 더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개혁 추진에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 같은 여론을 어떻게 제도로 수용하느냐는 정치권의 과제다.

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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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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