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 갈렙을 좋아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 정복 시대에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이 가나안 땅 중 헤브론을 정복하겠다고 믿음으로 선포했다. 갈렙은 그 땅에 강한 적들이 거주하고 있어 정복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믿음으로 용기를 내어 선포했다. 그의 외침,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확고한 믿음과 불굴의 개척정신을 담은 선언이었다. 이러한 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지금, 우리나라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전체 228개 시군구 중에서 소멸위험지역은 130곳에 달한다. 그리고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8개로 나타났으며, 부산이 광역시 중 최초로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다. 이젠 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에 주요 대도시도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 지방도시를 살리고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지방에 좋은 기업, 우수한 일자리가 많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벤처투자와 스타트업 창업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이 산지를 내게 주옵소서"라고 외치며, 새로운 개척을 감행할 도전적인 창업자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콜럼버스가 신항로 개척을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대서양으로 나아갔듯이, 지방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개척할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소멸 위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사회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 교육 지원, 출산 및 육아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주요한 해결 방안은 청년 인구 유입이며, 이를 위한 핵심 요소는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창업 생태계 조성 및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보다 더 파괴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연구기관 스타트업블링크의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 순위를 보면, 세계 1000여 곳의 대도시 가운데 대한민국은 서울(21위)만 100위권에 들었을 뿐이다. 부산 366위, 대전 429위, 인천 458위 등 대한민국의 주요 광역도시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에는 도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창업생태계가 서울 중심으로 구축되면서 청년들도 더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결국 지방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는 벤처투자와 창업지원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과감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횡단해 신대륙을 발견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의 항해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대서양 항해 계획을 세우고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 여러 나라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너무 위험하다,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그러나 포르투갈과 경쟁하던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을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마침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 결과, 유럽에서 아무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신대륙을 발견하며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다.
지방 스타트업 창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스타트업 정신이자 바로 지방에서 창업하는 창업자에게 필요로 하는 도전정신이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창업가들이 필요하다. 지방 소멸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 경제와 미래가 달린 중요한 과제다. 콜럼버스가 신항로를 개척하고 신대륙을 발견했듯이, 지방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창업가들이 필요하다.
정부와 투자자, 그리고 창업가들이 함께 응답해야 한다. 이제는 누군가가 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시대이다. 더 많은 스타트업이 지방에서 창업하고 성장하여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