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평균소비성향 2분기 연속 하락 가구당 평균 소득 3.8%·실질소득 2.2% 가계소득이 6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소비 지출을 보면 증가폭이 계속 둔화되는 모습이다. 가계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소비를 줄인 탓이다. 특히, 자동차 구입이 29% 감소했고, 술, 담배 소비도 줄어드는 등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90만3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 4.6% 증가한 가계 소비지출은 3분기 3.5%, 4분기는 2.5%로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다.
항목별로 보면 자동차 구입이 29.0%, 운송기구연료비 2.4%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 구입은 2021년 4분기(-29.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류담배 지출은 3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주류(-2.1%)와 담배(-4.4%) 지출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자동차뿐 아니라 술, 담배 등의 소비도 자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돈을 번 것보다 덜 썼다는 의미"리며 "지난해 12월 사회적 불확실성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평균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8% 늘었다. 이는 2023년 3분기(3.4%) 이후 6분기 째 오름세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항목별로 보면 근로·사업·이전소득 모두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임금근로자 증가와 임금상승 영향으로 2.3%, 사업소득은 자영업자 증가 폭 확대로 5.5% 늘었다. 이전소득은 국민·기초연급 수급액 인상, 수급자 증가 등 영향으로 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급 보험금, 경조 소득 등 비경상소득은 12.1% 올랐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저소득층에 속하는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1만3000원으로 이전소득과 재산소득이 크게 늘면서 1년 전 같은 분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 중 사업소득은 7.9% 줄었다. 근로소득도 4.3% 감소하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34만9000원 줄었다. 1분위의 흑자액은 2006년 이후 쭉 내림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의 경우 전분기 대비 고령 가구가 많이 늘어서 근로소득, 사업소득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은 1119만9000원으로 3.7% 늘어났다. 근로·사업·재산·이전소득이 모두 증가하며 1분기와의 소득 격차를 더 벌렸다.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저소득층 취약계층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을 가동해 일자리, 물가안정, 소상공인 등 시급한 과제 발굴과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