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를 지지하든 않든 나라 걱정 마음 같아"
이재명 "상식적 세상 만드는 일에 모두가 힘 합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면서 비명계 통합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 이후 네 번째 비명계와의 만남이다. 앞선 인사들은 이 대표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통합'에 힘을 실었지만 임 전 실장은 각을 세우면서 더 강력한 단합을 주문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만나 "민주당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치고 싶고 이 대표와 경쟁해보려고 용기내는 분들을 성원할 것"이라며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지지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다"며 "국민께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 후 조기대선이 열리지 않을까 예상하고 계신데 국가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그것을 다행으로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 교체 의지와 야권 연대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 대표는 "헌정수호세력과 헌법파괴세력 구도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보다는 기본적 원칙과 질서를 파괴하는 비정상적 세력과 정상화를 요구하는 정상이 서로 대결하는 국면"이라며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드는 일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희를 지지하시는 국민도 그 점에 가장 걱정이 크다"며 "여기에 임 전 실장이 할 역할이 있지 않을까"라고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에게 연일 '쓴소리'를 내놓은 임 전 실장은 만남 이후에도 '쓴소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다. 임 전 실장은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나라가 안정되고 탄핵이 완성될 것"이라며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정치 필요성이 많이 익어 있기 때문에 민주당도 여기에 대해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쓰길 바란다"고 이 대표에게 조언했다.

회동이 끝난 후 임 전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딱 짚어 누구를 지지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경쟁하는 분들의 노력이 소중하다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 모두 힘을 합쳐서 정권 교체를 이뤄낸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 대표는 '본질은 하나고 뿌리도 하나다'라며 확장을 위해선 격렬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 또한 확장을 위한 일이다"며 "우리 둘은 당연히 힘을 합쳐서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비명계 권주자'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회동할 계획이다. 또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의 만남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안소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