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주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관세 면제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가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사는 수출 효자라는 이유에서다.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지겠다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호주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주요 수출 기업들은 트럼프 관세 충격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앨버니지 총리와 통화를 한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 미국이 호주를 상대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점을 크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가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몇 안 되는 상대방이라며 "호주가 (미국산)비행기를 많이 사기 때문이다. 호주는 꽤 멀리 떨어져 있고 비행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점을 크게 고려할 것이라고 앨버니지 총리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대(對)호주 상품 수출은 346억달러(약 50조3000억원)로 수입 167억달러(약 24조3000억원)의 2배 이상에 달한다. 미국은 호주를 상대로 179억달러(약 26조원)의 무역흑자를 거뒀다.

또 호주산 제품은 미국 강철 수입량의 1%, 알루미늄 수입량의 2%만 차지한다. 미국 상무부는 호주 최대 철강업체 블루스코프 스틸이 미국 내 5위 철강 생산업체로, 미국 여러 주에 50억호주달러(약 4조5600억원)를 투자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알루미늄과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호주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를 고려한다고 언급해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유일한 예외가 될 가능성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에도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호주는 당시에도 미국과 협상을 거쳐 해당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아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맬컴 턴불 당시 호주 총리와 통화한 뒤 "(호주가) 매우 공정하고 호혜적인 군사·무역 관계를 약속했다"며 "호주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면제를 요청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이익을 위해 (관세)면제를 고려하기로 동의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기로 우리는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작년 대미 무역수지가 556억6508만달러(약 80조8000억원) 흑자를 냈다. 작년 수출액은 1277억8648억달러(185조5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4%, 수입액은 721억2140억달러(104조7500억원)로 1.2% 각각 증가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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