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협의체 실무진 일정 조율..."일정 협의 완료되면 정부 측 참석"
여야 추경 논의 급물살...추경 예산 편성 시 국채 발행 불가피
전문가 "추경 시기 중요"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 2.9% [연합뉴스]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 2.9% [연합뉴스]
한국 경제에 1%대 저성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 성장률을 1.6%로 하향 조정한데 이어,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 잡았다. 정부가 경기 긴급 수혈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여야정합의체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정부의 무역 정책 등 통상 조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출의 시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여야정협의체가 추경 논의를 위해 실무진 단계에서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여야간 일정 조율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도 본격적인 논의에 참여할 방침이다.

당국 관계자는 "여야 간에 일정 조율을 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 하려다가 삐끗했다"면서도 "국회의장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시면 여야 간에 입장을 들어보고, 일정만 협의가 된다면 정부 측은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정 국정협의체 4자 회담은 이번 주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연기됐다.

미국 신정부의 무역 정책 등 대외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오자, 추경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다"며 "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 처방인 추경"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추경 논의를 반대하지 않지만, 분명한 원칙과 방향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 처리한 올해 예산안을 원상 복원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민생 추경을 강조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수출 증가세는 둔화하면서 여야 간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경이 편성될 경우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추경 예산을 편성할 경우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원이다. 순 발행 한도만 80조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30조1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추경을 하게 된다면 국채는 더 늘어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KDI는 경제동향을 발표하며 두 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1.2로, 전월(88.2)보단 상승했지만 장기평균치(100)보다 밑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다.

국내외 주요기관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1%대 중후반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KDI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p) 낮춘 1.6%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1.8%), 한국은행(1.9%), 국제통화기금(IMF·2.0%),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1.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 정책보다는 지금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추경을 한다면 지난해 중반부터 고용이 떨어지기 시작한 만큼 고용, 소상공인을 위한 서민금융, 미래 기술 인력을 위한 투자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하회하고 있는 시점에서 재정의 조기 집행은 사실상 조삼모사로 효과를 낮게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관세 정책처럼 통상조건이 악화됐을 경우 상반기에 재정을 소모하면 하반기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해진다"고 제언했다. 이어 "발행 예정돼있는 국채 규모를 감안해 15조~20조 가까운 추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승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