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먹사니즘'을 뛰어넘은 '잘사니즘'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당 대표 임기를 시작하면서 내놓은 '먹사니즘' 대신 '잘사니즘'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한 것이다. 그는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냐. 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냐"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성장'을 28번, '경제'를 15번 언급한 이 대표는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성장론'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는 물론 유례 없는 1%대 저성장 등 경제까지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 대표의 성장론에 얼마나 신뢰를 가질지는 미지수다. 탄핵정국 이후 꺼낸 이 '성장론'에 정치적 계산이 깃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조기대선에 대비한 중도층 표심 끌어안기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만약 이 대표가 탄핵정국 이전부터 성장론을 주요 기조로 삼아 국민들에게 경제 리더십을 보여줬다면, 이날 내놓은 '성장론' 메시지는 훨씬 강한 설득력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발표 시점과 맥락에 따라 국민 인식은 달라지는 것이다.

이 대표의 성장론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성장론이 구호에 그친다면 국민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삶이 나아지는 변화다. 그간 민주당은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법안 대부분을 거부했다. 이 대표의 성장론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경제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와 AI만이라도 주 5일 근로제 예외를 인정하는 법안에 찬성한다면 진심은 통할 것이다. 민생을 해결하는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이 대표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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