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에 2기 구성·출범 보류 美는 머스크 내세워 정부 효율화 업계 "전자정부 1위 환상 벗어나야"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정부·공공기관의 스마트화와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부의 IT 현대화를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공공부문 효율화·지능화를 대표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는 그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있다. 정치 이슈에 휘말려 정부혁신의 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 여파로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의 활동이 주춤하다. 정치적 혼란 여파로 2기 민간위원 구성과 출범이 보류된 상태다. 주요 과제 이행에 필요한 법·제도 사항을 담은 디지털플랫폼정부특별법 제정 또한 제동이 걸렸다. 디플정위는 이후 상황에 따라 입법절차 진행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디플정위 민간위원은 "여전히 1기 위원들이 각 분과에서 회의도 갖고 디플정 실현계획에 따른 과제를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 전체회의는 지난해 9월 이후 없었지만, 원래 주제별 분과와 TF 위주로 활동해왔다"면서도 "다만 공공 IT서비스 사업 체계 개편과 같이 중장기적으로 변혁을 추진해야 할 사안이 소강 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앉히고 공공부문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에 이어 국방부도 다음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기술 도입과 아웃소싱 등을 활용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유사한 목표를 가진 한국 디플정위가 정치적 상황 영향으로 위축된 것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해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나간 전자정부 1위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공공시스템은 이미 AI를 광범위하게 활용 중인 해외의 일부 선도적 공공시스템에 비하면 대략 10년 정도 뒤처진 상태로, 그로 인해 낭비되는 예산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려 했던 디플정위가 애초에 법정 위원회가 되지 못한 게 결국 발목을 잡은 것"이라 짚었다.
앞서 디지털플랫폼정부는 공공부문 칸막이를 제거하고, 각 부처·기관에 걸쳐 산재한 1만7000여개의 IT시스템에 막혀있던 데이터를 흐르게 해 AI 도입·활용의 기반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를 비롯한 민간 기술역량을 적극 활용하도록 2030년까지 공공시스템의 90%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핵심 인프라인 'DPG허브' 구축사업도 올 상반기 인터넷망 인프라(1단계), 내년까지 업무망 인프라(2단계) 및 기능·서비스 확대(3단계)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데이터뿐 아니라 AI의 사일로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정책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클라우드업계 한 관계자는 "디플정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내 유기적인 협력과 공조가 중요한데, 핵심 유관 부처·기관들의 이해관계와 지향점이 달라 엇박자가 나면서 초기에 의욕적으로 세운 목표를 이루기엔 한계가 보이기도 했다"면서도 "장차 디플정위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민간 AI·클라우드 역량 활용 등 핵심 정책은 연속성 있게 이어가야 하고, 보다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