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증가세 완만한 수준"...국제통상환경 악화 우리나라 경제가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지난 1월에 이어 두달 연속 '경기 하방 위험' 진단을 유지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제동향 1월호에서도 KDI는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 등 국제 통상환경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정국 불안으로 12월 중 급락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1월에도 낮은 수준을 지속한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통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다"고 부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부진으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소비판매는 소매판매(-3.3%)는 승용차(-11.5%), 가전제품(-7.5%), 의복(-1.3%), 차량연료(-5.0%) 등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88.2)에 이어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91.2에 그치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KDI는 "정국 혼란, 여객기 참사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숙박·음식점업(-2.8%),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8.7%)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생산 증가세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3.9%)와 자동차(2.1%)가 반등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다만 건설업생산은 (-8.3%)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부진이 이어졌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회복세가 지속됐다. 12월 설비투자(13.1%)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계류의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운송장비도 급증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고용 증가세도 둔화 흐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5만2000명 감소했다. 건설업과 제조업 부진, 일자리 정책 종료 영향으로 감소세로 전환 했는데, KDI는 "정부일자리 사업 종료의 영향을 감안하면, 계절조정 고용률(62.3%)의 급락과 실업률(3.7%)의 급등은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했다.
KDI는 "최근 환율, 유가 등 변동성이 큰 요인에 주로 기인하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확대됐으나, 미약한 내수가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며 "금융시장은 대내 불확실성의 영향은 축소되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변동성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