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 재판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이 지난 4일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지난달 하순 위헌심판 신청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시기를 저울질하다 끝내 이날 자신의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신청서를 낸 것이다. 이 대표 측은 자기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술수로 '꼼수의 달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 측이 문제삼는 조항은 공직선거법 250조 1항으로, '당선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 등 방법으로 출생지·가족관계·직업·경력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다. 여기서 '행위' 부분이 모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위헌심판 제청을 결정한다면, 헌재에 결정서를 보내고 헌재는 이를 접수해 심판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상당기간 해당 재판은 중지된다. 만약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이 대표 측은 곧바로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다. 헌법소원은 재판 중단 효과는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15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선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발언 중 "김 전 처장과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 중에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과, "백현동 부지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의무조항에 근거한 용도지역 변경 요구를 받고 불가피하게 용도지역을 변경했다"는 발언을 유죄로 인정했다. 선거법은 1심은 공소 제기 후 6개월 내, 2·3심은 앞선 판결 선고 3개월 내에 반드시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1심 선고는 무려 2년2개월이 걸렸다. 2심 재판은 재판부가 "오는 26일에 결심 공판을 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르면 3월 말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 대표 측의 이번 제청은 재판을 또다시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아예 법 자체를 무효화시켜 죄를 덮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헌재는 이미 지난 2021년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민주당은 또 지난해 11월 이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전후로 잇달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삭제하고 당선무효형의 기준을 현행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도 발의했었다. 법을 고쳐 이 대표를 '셀프 사면'하겠다는 뜻이었다. 김부겸 전 총리는 5일 이 대표 측의 위헌법률 심판제청 신청에 대해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 대표가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것은 대선때까지만 재판을 끌면 대선에 출마해 대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로 죄악을 덮어버리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비호감도가 급등한 것은 정정당당하게 비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도 이미 헌재에서 결론이 난 위헌심판 신청을 받아들여줘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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