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은 세종시였다. 한때 '미분양 제로 도시'로 불리며 1년에 40% 이상 급등하기도 했던 곳이 이제는 집값 바닥을 잡지 못하고 급락에 급락을 거듭한 것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전국주택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세종의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은 한 해 동안 6.46% 내였다.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44.97%로 올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뛰었다. 하지만 집값 상승률은 △2021년(-0.68%) △2022년(-16.74%) △2023년(-5.14%)△2024년(-6.47%) 연속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서도 하락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이다. 세종의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나성동 나릿재2단지리더스포레의 전용 59㎡ 매물은 작년 8월 9억원대 중반에 팔리던 것이 몇개월 만인 지난해 말 8억5000만~9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4~5년 간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도 많다. 2015년 준공한 세종시 고운동 가락6단지프라디움의 경우 전용 59㎡ 매물은 2021년 1월 6억4000만원에 매매됐지만, 지난 1월 같은 평형이 최고가 대비 절반 가격인 3억2800만원에 손바뀜했다.
도담동 도램마을 1단지 웅진스타클래스 84㎡도 2020년 8월 8억2000만원에 실거래를 마쳤으나 지난해 12월에는 5억500만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단지 59㎡도 2020년 12월 6억원에 팔렸던 것이 딱 5년 만인 지난해 12월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주택 수요는 더디게 회복하겠지만 공급이 크게 감소해 가격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본다. 세종시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국회의사당 이전이나 행정수도 완성에 따른 기대감으로 외지 투자자들이 유입돼 여러번 폭등을 했던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대전이나 청주의 배후주거지로서 여전히 유입되는 실거주 수요가 많다. 때문에 현재도 중소형 평형인 59㎡ 수요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2022~2052년)를 보면, 오는 2052년에는 충청권 시도 중 유일하게 세종시만 인구가 급증한다. 반면 광역시인 대전은 인구가 15%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세종시 순유입률은 전국에서 2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입주물량은 2015년 1만9081가구였던 것이 2018년(1만2654가구), 2021년(7688가구) 등 감소하다 지난해엔 3616가구까지 감소했고 올해는 1035가구, 2026년 상반기에는 입주 예정 물량이 아예 없을 것으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 들면서 차기 대선이 당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세종을 행정수도로서 주목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대전의 신축 공급물량이 늘고 있고 여전히 금리가 높아 지금도 바닥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가 아닌 실수요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