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심리는 위축됐지만, 카드 씀씀이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가 안정화하면서 여행 소비가 늘고, 자동차 내수 판매 등이 회복세를 보였던 영향이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120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전체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각각 309조8000억원, 73억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3.2%, 3.6% 증가한 수치다.
여신협회는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광 및 연관산업 지출 증가와 4분기 중 자동차 내수 판매 회복, 법인 경영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카드승인 실적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 지출 추정치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관광 및 연관산업 지출은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산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가 11월 1.7% 감소했지만, 12월에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보다 0.9% 증가하는 등 관련 거래액도 증가세 완화를 지속했다.
지난해 소비심리는 위축했지만 물가 안정 흐름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01.8에서 11월 100.7, 12월 88.2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경우 지난해 2분기 2.7%에서 3분기 2.1%, 4분기에 1.6%로 감소했다.
카드승인 실적 추이. [여신금융협회 제공]
카드 종류별로 신용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각각 243조1000억원, 44억6000만건으로, 전년보다 3.6%, 3.3% 증가했다. 체크카드의 경우 각각 2.8%, 4.9% 증가한 64조2000억원, 27억3000만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건수는 각각 253조2000억원, 68억9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2.6%, 3.7% 증가했다. 법인카드는 각각 56조7000억원, 4억1000만건으로 5.8%, 1.6% 증가했다.
여신협회 측은 "법인카드가 개인카드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건 경영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세금 및 공과금 납부 증가 등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84조8000억원으로, 2023년 3분기(27조1000억원)보다 213%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