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장관, 2차 청문회서도 증인 선서·증언 거부…"국민 혼란 줄이기 위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인선서와 증언을 모두 거부하며 "국민에게 혼란을 줄이기 위해"라는 이유를 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헸다. 거부 사유를 묻는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이 전 장관은 "이 사건 쟁점으로 수사기관에서 집중 수사를 받고 있어 그런 사유로 선서와 증인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22일 있었던 1차 청문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안 위원장은 이같은 이 전 장관의 답에 대해 '수사기관에서는 진술했는데 왜 국회만 나오면 발언을 거부하느냐'고 따졌고, 이 전 장관은 "국민들에게 전부 공개되는 자리에서 관련자들이 각자가 겪는 제한적인 상황, 한정된 기억에 의존해 하는 진술이 오히려 더 혼란을 키울수 있기 때문"이라며 "혼선을 줄이기 위해 수사기관에 진술하고 있고, 모든 것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위원장은 "평생 법조인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니 잘 아시겠지만서도 이 상황의 엄중함과 위중함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해와 설득을 구하고 자신의 의사를 개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에 단전·단수할 것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청문회의 첫 질의자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았느냐', '대통령 사전지시에 따라 소방청장에게 지시했느냐', '대통령과의 통화는 비화폰으로 했느냐' 등 여러 질문을 했으나 이 전 장관은 "증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허석곤 소방청장도 출석했다. 허 청장은 '단전·단수 요청을 이 전 장관으로부터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