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주장을 곽종근 전 육군 전 특수전사령관이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출석해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비상계엄 후 윤 대통령이 전화해 "(국회의)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 측 신문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게 아니라 요원들을 빼라고 한 것이라고 답변했느냐'는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한 바 있다.

이번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은 이같은 김 전 장관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피고인이 헌재에서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철수하라'고 사령관들에게 지시했다는데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을 때는 "저는 지시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제가 비상계엄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중간에도 누구로부터 '질서를 유지하라', '시민을 보호하라', '경고용이다'라는 말은 들은 바가 없다"라고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곽 전 사령관이 처음으로 입을 연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과 접촉해 '회유'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곽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이후 같은 달 6일 김병주·박선원 민주당 의원과의 유튜브 인터뷰를 했던 사실도 문제로 지적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군인으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인터뷰를 했다"며 "곽 전 사령관은 김 의원이 지상사령군을 할 때 주무 참모"였다고 두 사람 간 친분을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0일 국방위 회의에서 점심을 먹고 난 이후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의원들과 접촉하지 않았느냐"라며 "제보자에 의하면 사령관이 회유당했다고도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누구의 사주를 받거나 누구의 요구로 답변한 상황이 아니라 제 의지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단히 (사실을) 왜곡하고 마치 제가 회유하는 것 같은 투로 들리는데 대단히 불쾌하고 유감스럽다"며 "(지난해 12월)6일 국방위 차원에서 관련 부대에 항의방문을 갔을 때의 일로 회유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2월)10일 자리에 자신도 있었다. (곽 전 사령관이) 양심고백을 하겠다고 해서 국방위 간사로서 와 달라고 해서 갔다"며 "제보가 오면 팩트체크라도 해야 하지 않는가. 그냥 질러대면 되는가"라고 임 의원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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