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탄핵 정국 속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윤석열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하면서도 민생·경제 정책의 주도권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에 속도가 붙으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는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일 인공지능(AI) 지원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을 논의하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민주당 책임론을 재차 부각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은 사사건건 반대했던 이 대표가 최근 들어 갑작스레 성장과 친기업을 내세우면서 우클릭을 하고 있다"며 "난데없이 AI 지원 추경을 하자고 하는데 여야가 합의한 조세개편 논의를 일방적으로 멈춰 세운 건 다름 아닌 민주당과 이 대표였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같은 자리에서 "이 대표가 'AI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 대표가 AI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들

지도부의 발언은 민주당이 추경을 외치고 있지만 올해 예산안은 야당 주도로 감액된 채 국회를 통과했고 AI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인력의 주52시간 예외 조항에는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상 민생 경제 어려움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이달 들어 민생·정책 행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일 민생을 강조하는 것에 더해 권성동 원내대표 주재로 4일과 7일 총 두 차례에 걸쳐 '민생대책 점검 당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의 행보는 일차적으로 이 대표가 실용주의 성장론을 앞세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항해 집권 여당으로서 안정적 면모를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조기대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집토끼(고정 지지층)를 의식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산토끼(중도층·무당층)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셈이다.

이날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을 접견하면서도 "개인적인 차원으로 인간적 도리"라고 선을 그은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일각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등판도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한(친한동훈)계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지고 세대교체를 밀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언더 73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언더 73이라는 채널명은 1973년생 이하 젊은 소장파 정치인들과 경쾌하게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겠다는 의미라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들은 "건강한 보수, 보수의 미래"를 외치며 새로운 정치를 꾸려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권성동(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