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감사의 정원'이 들어선다. 22개 참전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빛기둥 조형물을 만들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월이 마련된다.
시는 지난해 6월 25일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광화문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운다는 게 뼈대였다. 그러나 태극기가 너무 부각돼 국가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의견 수렴을 거쳐 이같이 방향을 바꿨다.
오 시장은 3일 시청에서 '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 설계 공모' 시상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감사의 정원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공모에는 31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삶것건축사사무소와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 엘피스케이프의 공동 응모 작품인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22'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서울시장은 상징조형물 당선작 '감사의 빛 22'도 직접 공개했다.
시는 이달 중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상징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할 계획이다.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이 목표다.
오 시장은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지상부 상징조형물은 6·25 참전국을 상징하는 5.7~7m 높이의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洑)로 이뤄진다.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희생을 기린다. 시는 22개국 대사관 등을 통해 석재를 기부받거나 구매해 조달하기로 했다.
상징조형물 위에는 미디어 장치를 이용해 허공에 쏘아 올린 태극기의 모습도 연출할 계획이다.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 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해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한다.
방문객은 지상 조형물 사이 유리 브릿지 위를 걸어 세종로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유리 브릿지에는 스마트글라스가 내장돼 지하에서 올려다 볼 때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첨단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22개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교류의 장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세종로공원은 경복궁의 넓고 트인 공간감과 대비되는 밀도 높은 도심 숲으로 조성된다. 연면적 8768㎡,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지하 공간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도시와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지하 공간은 광화문역에서 KT빌딩,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하연결통로의 종착지로 설계됐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