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쇼크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부과 행정명령, 일본은행(BOJ) 금리인상으로 인한 엔캐리트레이드(저리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 청산 여지 재점화 등의 악재가 추가 반영되며 코스피 '2차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뉴욕증시를 주도하던 AI 빅테크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딥시크 쇼크'가 지난달 31일 국내 증시에 일시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특히 AI 랠리 최대 수혜주 중 하나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로 마감했다. 5주간 이어지던 코스피 상승세가 멈춰섰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가 20달러 이상 빠지는 등 최악의 1주일을 보낸 뉴욕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전체 시총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약세에도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충격이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으며 낙폭이 제한됐다.

이번 주 시장은 딥시크 여진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소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2기에서도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2018년 1기 집권 당시 중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던 과거를 되풀이하게 됐다.

당시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에 글로별 경제가 휘청였다. 특히 양국의 수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8년 코스피는 20% 가까이 폭락했고, 2019년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은 30% 넘게 감소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국내 증시 탈출러시를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았다. 무역전쟁 발발로 인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짙어지며 강달러 기조가 견조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와 관세 외에도 경기 악화와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코스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의 요동이 딥시크 출현 하나로 나타난 것이 아닌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 만큼 코스피에도 2차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BOJ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했다. 엔화 강세 여건이 마련되며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재점화 여지가 확대됐다. BOJ의 금리인상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 8월 '블랙 먼데이'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트럼프 취임 전부터 나타난 미국채 장기물 금리하락 역시 경기악화를 선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 관세에 따른 물가상승률 오름세 예상과 다른 형태의 반응이지만, 이 같은 현상은 트럼프 1기 때도 나타났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글로벌 총수요가 내려가자 미국 경제 역시 타격을 입었고, 그 과정에서 물가상승률까지 내렸다"며 "미국채 장기물 금리 하락이 경기 악화 여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 하락과 딥시크로 인한 향후 실적 악화 가능성이 대두하며 미국 주식시장의 주도주 위상이 격화된 것도 향후 코스피 시장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강 연구원은 "이번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없는 요인들이 나타났다"며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 의한 한국 주식시장의 2차 하락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1월 ISM 제조업지수, 미국 1월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알파벳, 퀄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반전 요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2월은 트럼프의 관세, 제조업 지표, 빅테크 실적 등 다양한 이벤트가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구글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있는 만큼 딥시크 이슈 이후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Capex) 확대가 지속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김남석기자 kn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