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비명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 지지율 정체현상을 언급하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친명계에서는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하며 날을 세웠다.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칼의 언어로 대응하고 조롱의 언어로 대처하는 것은 크게 하나되어 이기는 길이 아니다"며 "이런 모습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저들을 압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고 크게 하나가 되어야 이긴다"며 "구체적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줄 때 대선 승리의 첫 걸음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었다.

그는 "저는 하나되는 길을 호소하고 이기는 길로 가자고 부탁드렸다"며 "당을 걱정하는 다른 분들의 고언도 같은 취지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신을 비롯한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를 비판하는 것에 대한 친명계의 공세를 에둘러 비판하며, 이 대표에 통합행보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9일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전 의원은 1일 서울대 세계 한인 통일평화 최고지도자과정 강연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이재명은 이재명을 이겨야 하고 민주당은 민주당을 넘어서야 한다"며 "그걸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서 조기 대선이 벌어져도 민주당이 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망하길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본인이 쌓아온 일들에 대한 평가가 있다"고 직격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데에 본인의 역할을 고민하라"며 "대선 패배의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비명계 의원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징역 2년 형을 받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거론하며 "대선 이후 한때 구속돼 있었고 (영향력을 미치려면) 그런 공백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친명계 이연희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격도 자질도 갖추지 못한 윤석열에게 정권을 빼앗긴 것만큼 민주진영에 치욕스러운 일이 어디에 있는가"라며 "대선평가는 현 민주당의 몫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김 전 지사를 비롯한 당시 참여 인사들의 몫"이라고 직격했다.

최민희 의원도 같은날 "대권을 꿈꾸시는 여러분 윤석열 파면 후 '민주당과 나라를 이렇게 이끌거야'부터 내놓고 정직하게 시작하라"고 적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김경수 전 경남지사[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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