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등 이른바 '민생경제'와 관련해 여야가 각각 서로를 향해 '말바꾸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연금개혁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개혁을 하자는 말만 하고 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연금개혁은 누가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국민의힘 성과로 만들라"며 "윤석열 정부가 4대 개혁을 하겠다고 강조하고는 막상 민주당이 양보해서 합의될 것 같으니까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의 연금개혁 협상을 두고 "당시 연금납부율 13%는 합의가 된 상태였고, 소득대체율을 두고는 국민의힘이 44%를 주장하고 민주당은 50%를 주장하다가 45%까지 양보한 상태"라며 "윤 대통령과 영수회담했을 때 이를 두고 합의의 여지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윤 대통령이) '다음에 하겠다'고 말해 당시에 황당했다"면서 "갑자기 국민의힘에서도 '구조개혁을 동시에 하자'고 조건을 갖다붙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구조개혁이 동시에 되겠는가, 쉽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모수개혁만 합의하자고 했던 것이 아니냐"며 "국민의힘과 우리의 주장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장 좋은 안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약간 모자란 안이라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며 신속한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도 될 것 같으니 '자동안정화장치는 받아주면 좋겠다'고 그러는데 그건 또 얘기하면 된다. 자꾸 조건을 붙이지 말라"며 "더 이상 국민을 속인다는 의심을 받지 않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과거와 다른 정치적 스탠스를 취하며 '보호색'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과거 언행을 보면 민주당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떤 혼란과 위기로 가득할지 알 수 있다"며 "이 대표는 과거 미군을 '점령군'으로 폄훼하고 트럼프 정부 1기 당시 주한미군 철수를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한미동맹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한민국 산업 역량을 저해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며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을 조장하고,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 역시 민주당의 몽니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다음달 3일 추진하는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 대해 "이 대표의 반시장적, 반기업적 이미지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좌파 세력을 달래보려는 이중 플레이"라며 "이재명 세력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칭 실용주의를 외치고 있지만, 말만 바꾸는 것은 실용이 아니라 실언"이라고 지적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