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천, 그물 망, 넓을 회. "하늘의 그물망은 넓어 엉성하다. 그렇지만 놓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 유사 어구로는 "하늘의 그물망은 새지 않는다"는 '천망불루'(天網不漏), "하늘에는 새 그물, 땅에는 고기 그물"이라는 '천라지망'(天羅地網)이 있다. '천라지망'은 무협 소설이나 무협 영화에서 많이 사용된다.

'도덕경'으로도 불리는 '노자'(老子)의 '天綱恢恢 疏而不失'(천망회회 소이불실)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하늘의 그물망은 넓고 커서 엉성한 듯하지만 놓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노자는 "하늘의 도는 다투지 아니하는데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아니하는데도 만물이 잘 응하고, 부르지 아니하는데도 만물이 저절로 온다. 하늘의 도는 무심하게 천천히 하는데도 치밀하게 일을 잘 꾀한다. 하늘의 그물망은 넓고 크다. 성글성글한데도 놓치는 것이 없다"고 했다. 악한 사람들이 한때는 출세하고 권력을 잡을 수 있겠지만 종국에는 하늘의 그물망에 걸려 결코 빠져나가지 못하고 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천망회회', '천망불루'는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데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귀결된다.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자승자박'(自繩自縛), '자기가 저지른 일의 과보(果報)를 자신이 받는다'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곳에 팥 난다"고 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얘기다. 평범한 것 같지만 두려운 가르침이다. 거짓 말과 행동이 쌓이고 쌓여 스스로를 속이고, 천연스럽게 남도 속이는 경지에 이른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이런 정치인들이 흔히 동원하는 수법이 '선전'과 '선동'이다. 대중을 향해 거짓을 되풀이해 외치면 어느 틈에 대중들 사이에도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SNS 등 테크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선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악인 정치인들은 종국엔 천망과 천라지망에 걸려 벌을 받게 마련이다. 하늘 그물이 엉성함을 비웃는채 자신의 앞날이 어찌될 줄 모르고 큰소리치는 정치인들이 많으니 딱한 일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현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