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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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회의론자'로 널리 인식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사진)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과거 '반(反)백신' 행보가 뜨거운 화두가 됐습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 의회에서 열린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의 케네디 주니어 인사청문회에서는 의무적 백신 접종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서 온 그가 과거 했던 발언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송곳 질의와 케네디 주니어의 해명이 이어졌습니다.

마이클 베넷 의원(민주·콜로라도)은 케네디 지명자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백인과 흑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등 인종차별적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으며 그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냐고 추궁했습니다. 론 와이든 의원(민주·오리건)은 "케네디 씨는 음모론과 허위주장, 허풍을 받아들였다"며 "특히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그랬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명에 나선 케네디 지명자는 "언론 보도는 내가 '백신 반대론자'라고 주장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안전'(safety)에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백신이 보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믿는다"며 "내 자녀는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나는 백신을 지지하고, 아이들의 백신 접종 일정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유일한 것은 좋은 과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청문회장에서 일부 청중은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말하다 퇴장당했고, 다른 청중은 "백신이 생명을 살린다"고 외쳤습니다. 반면 일부 케네디 주니어 지지자들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할 것"(Make America Healthy Again)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쓴 채 지지를 표했습니다.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로, 케네디가의 일원인 케네디 주니어는 과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아동의 백신 접종 횟수에 문제를 제기해왔지요. 코로나19 확산 때는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면 코로나19 사망자가 적었을 것이라는 입증되지 않은 주장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한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주호주 미국 대사는 전날 미 상원에 서한을 보내 사촌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앉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케네디 주니어가 "권력에 중독된 포식자"여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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