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자금 마련 분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 중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EY한영'을 외부 감정평가기관으로 정했다. 교보생명의 1주당 공정시장가격(FMV)을 산출하기 위한 외부 평가기관을 이행 기한 내 선정하면서 패널티 조치는 일단 면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출할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EY한영에 작업을 요청했다.

국제중재판정부(ICC)의 2차 판결에 따르면 보고서 제출 기한은 이날까지였지만, 외부 감정인을 정하면서 하루에 약 20만달러의 패널티를 받지 않게 됐다. 앞서 지난달 ICC는 신 회장 측이 30일 이내로 외부기관으로부터 감정평가인을 선임해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한 바 있다. 1주당 FMV를 정한 후 투자자들의 주식을 돼 사주라고 판정한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패널티 조치를 내린다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신 회장과 FI 측의 국내외 풋옵션 분쟁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FI 측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총 1조2000억원(1주당 24만5000원)을 들여 인수할 당시,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신 회장 개인을 상대로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팔 수 있다는 조항을 주주 간 계약에 포함했다. 이후 교보생명의 IPO가 불발되면서 FI 측과 분쟁이 장기간 이어졌다. 투자자들이 2018년 1주당 40만90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음에도, 신 회장이 '고평가'라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 회장이 패널티 부담으로 외부기관을 선정했지만, FI 측 간 풋옵션 적정 가격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만큼,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 측의 한영과 FI측의 가치평가기관인 안진회계법인 간 10% 넘게 차이가 날 경우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 이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양측이 또 한번 적정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번에 풋옵션을 이행하지 못한다고 할 경우 연간 수억원대 지연 이자 부담이 있어 분쟁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 투자원금이 1조2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연 6%대 이자가 발생, 연이자만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신 회장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과 함께 새로운 FI 물색 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다. 신 회장이 교보생명 지분 33.7%를 담보로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신 회장 경영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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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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