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단순히 최우선시할 것"
불법이민 막고 국경 안정 도모
"미국은 평화중재자이자 통합자"
한반도 문제 구체적 언급 없어

미국 제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 앞에서 대통령 선서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됐다"며 '미국의 부활'을 선언했다. UPI 연합뉴스
미국 제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을 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 미국 대법원장 앞에서 대통령 선서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됐다"며 '미국의 부활'을 선언했다. UPI 연합뉴스
미국 제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선언한 뒤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집권 1기 취임사와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의 모토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쟁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1기 모토였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다시 정면에 내세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으나 대선 결과 부정과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5 대선에서 완승, 4년만에 화려하게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1946년 6월 14일에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준 78세 7개월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처럼 한 번 대통령을 지냈다가 연임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22대 대통령을 거쳐 1893년 24대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그로버 클리블랜드(민주) 이후 132년만이다.

이날 취임식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실내에서 진행됐다. 애초 전통대로 의사당 밖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북극 한파에 따른 강추위로 인해 지난 17일 전격적으로 취임식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 실내 취임식이 열린 로툰다에는 약 800석 정도의 자리가 마련됐다. 지지자들은 의사당에서 1.3㎞ 정도 떨어진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생중계로 취임식 장면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군사개입을 자제하겠지만 강력한 힘의 보유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룰세터'로서 미국의 지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개입하진 않되 존재한다'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피스메이커(평화중재자)이자 통합자일 것"이라며 이를 설명했다.

최근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고 미중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야심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세계를 다시 미국의 질서 안에 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고립주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글로벌 역학관계에서 '룰세터'로서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팍스아메리카나'의 복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에서는 단 하루도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의 주권을 되찾을 것이며 안전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고,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밝혀 파장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및 국내 정책 면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시스템 재점검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확대) 방침을 밝히고, 전기차 우대정책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인 '그린 뉴딜'의 종료를 선언했다. 남부 국경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남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는 한편, 서류없이 입국한 사람들의 심사 대기기간 중 미국내 체류를 불허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불법 이민자 차단책을 발표했다.

또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 등에 대한 시추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 정부 때 강화된 성소수자 권익 증진 정책을 대대적으로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우선주의, 안보 무임승차 불가, 힘에 의한 평화, 관세 제일주의' 등을 국정 핵심 기조로 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글로벌 안보와 통상 질서는 대변화를 맞게 됐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1기 때보다 더 독해진 2기 트럼프 정부를 맞아 복잡한 셈을 하고 있다. 기회 요소와 위기 요소가 상존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10대 글로벌 리스크'의 하나로 미국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모순적이고 서로 어긋나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서 오는 파열과 혼란이 가장 즉각적인 위험"이라고 밝혔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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