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큘럼·운영 시스템 업그레이드해 양성 현직 전문가 멘토링·특강·비즈매칭 등 도와 배출한 창작자들은 방송사·OTT서 맹활약 해외무대서 작가들의 작품 출품 전 과정 지원
오펜 1기 출신 신하은 작가의 '갯마을 차차차' 한 장면. CJ ENM 제공
CJ ENM '오펜'
K-드라마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K-드라마는 최근 '한류'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 사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로 호평을 받고 있고, 세심한 연출이나 미장센,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가족, 우정, 사랑 등 보편적인 가치를 한국 특유의 정서로 풀어낸 K-드라마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감을 얻어냈다.
그러나 K-드라마의 내일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드라마의 제작비가 급상승함에 따라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참신하고 역동적인 K-드라마만의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로 '이야기'가 K-드라마의 미래를 쥐고 있는 열쇠다.
K-콘텐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CJ ENM은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는 '오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K-드라마의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다.
◇ K-드라마의 새싹을 키우는 '오펜'
CJ ENM의 '오펜'은 신인 창작자 발굴, 콘텐츠 기획개발 및 제작·편성, 비즈매칭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신인 창작자 발굴·육성 프로젝트다. 오펜은 매년 신인 창작자들을 발굴해 개인 집필실, 스타 작가 및 PD들의 특강과 멘토링, 기관 및 명소 현장취재 및 실무 인터뷰, 영상화를 위한 비즈매칭 등 신인 창작자가 콘텐츠 업계에서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채널이나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K-콘텐츠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작품을 선보이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출품을 위한 전과정을 지원한다.
2017년 단막·영화 부문과 2018년 음악 부문을 발족한 이래 총 257명의 '오펜스토리텔러' 작가와 103명의 '오펜 뮤직' 작곡가를 선발해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콘텐츠 업계에서 오펜은 'K-콘텐츠 미래 요람', '신인 창작자 등용문'이라는 별칭 등을 얻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오펜 출신 창작자는 여러 특전도 받을 수 있다. 오펜스토리텔러로 선발된 작가들에게는 개인 집필실과 창작 지원금 1000만원 제공. 업계 최고 연출자, 작가의 멘토링과 특강, 제작사와 작가를 연결하는 비즈매칭, 현장 취재 등의 특전이 주어지고, tvN '오프닝(O'PENing)'을 통한 데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오펜 뮤직에 선발된 작곡가들에게는 창작 지원금 500만원과 창작 공간이 지원. 현업 전문가와의 멘토링과 작사, 작곡, 믹싱, 제작, 저작권 등 전 분야에 걸친 특강 및 실습 프로그램, 비즈 매칭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오펜 3기 출신 박바라 작가의 '슈룹' 한 장면. CJ ENM 제공
◇새해에도 성장하는 오펜
CJ ENM은 올해 한층 강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오펜스토리텔러 부문은 커리큘럼과 운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작가 양성을 도울 예정이다. 신진작가 2~3명당 전문 멘토 1인을 지정하고, 멘토링 기간도 1달 늘려 약 9개월간 밀도있게 지도해 창작 스토리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펜 뮤직 부문도 올해부터 자체 송캠프 진행 및 외부 파트너들과의송캠프 협력을 확대해 작곡가들 간의 공동작업 기회를 늘린다. 오펜 뮤직을 수료하고 음악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배 작곡가들과의 정기 교류와 공동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오펜 뮤직의 시너지를 한층 더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1분기부터는 오펜 작가들이 다양한 제작사들과 더 많은 콘텐츠 협업 기회를 갖도록 디지털 비즈매칭 시스템을 도입한다. 디지털비즈매칭 시스템은 작가와 제작사의 주요 작품 이력, 신규개발 아이템, 비즈니스 협업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종합해 작가와 제작사에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비즈매칭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작가와 제작사 간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특정 기간에만 가능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다면, 오펜의 디지털 비즈매칭 시스템은 작가와 제작사 간 다면적 정보들을 축적해 상호 소통과 교류가 원활하게 할 수 있다.
CJ ENM 관계자는 "올해부터 멘토링 기능을 강화해 신인 작가들이 창작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돕고, 파트너들과도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크리에이터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CJ ENM이 K-콘텐츠를 선도하는 리더로서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오펜 3기 출신 손호영 작가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맹활약하는 오펜 출신 작가들
오펜이 배출한 신예 작가들은 방송사, OTT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공개된 오펜 작가들의 작품만 36편에 달한다. 올해도 7~8편의 작품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오펜 1기 출신인 신하은 작가는 '갯마을 차차차'의 성공에 이어 '엄마친구아들'로 주목을 받았고, 박바라 작가(3기)의 '슈룹', 임창세(2기)와 황설헌 작가(5기)의 '형사록' 등이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도 박경화 작가(5기)의 '졸업', 손호영 작가(3기)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이희수 작가(3기)의 '하이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하은 작가의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과 만능 백수 홍반장이 작은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힐링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오스트레일리아, 방글라데시, 이집트,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 20여 개 국가에서 인기 TOP 10 안에 진입했으며, 플릭스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세계 순위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하은 작가는 "개인적으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오펜은 그 경험의 스펙트럼을 넓혀줬다. 많은 견학 프로그램과 취재 기회를 통해 다양한 세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며 "작가가 작품 하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과 같다. 지치고 힘들 때, 오펜이 좋은 러닝메이트 역할을 해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바라 작가의 '슈룹'은 조선시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드라마다. 방송 첫 주부터 수도권 기준으로 시청률 10%를 넘어섰고, 6회에서는 전국 기준으로도 10%대를 달성, 마지막회는 전국 시청률 16%, 수도권 시청률은 18%를 넘어섰다. 특히 박바라 작가가 오펜 교육기간 중에 '슈룹'을 기획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바라 작가는 2019년 오펜 교육에서 진행했던 창덕궁 견학 및 역사학자 초빙 교육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사극을 준비하며 관련 정보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직접 궁에 와서 전문가 강의를 들으니 혼자 준비할 때와 보이는 것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올해는 송현주 작가(3기)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세상을 등지고 청춘을 흘려보내던 '희완'(김민하 분) 앞에 첫사랑 '람우'(공명 분)가 저승사자로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판타지 로맨스다. CJ ENM 영화사업부가 처음으로 기획·제작하는 OTT 시리즈로, 그동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작품에 영화적 문법을 녹여내 독보적인 색깔의 콘텐츠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수상 등 글로벌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오펜은 경쟁력 있는 오펜 작가들이 글로벌 무대에 작품을 선보이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출품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함께 오펜 출신 작가들의 당선작을 영상화한 '오프닝(O'PENing)'은 해외 유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받았고, 지난 4월에는 북미 3대 영화제로 유명한 제57회 미국 휴스턴 국제 영화제에서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연출 윤혜렴, 작가 이충한)을 포함한 '2023 오프닝' 작품 6편이 심사위원 특별상, 베스트 편집상 등 총 7개 상을 석권했다. 지난해는 '저승라이더'와 '첫눈길'이 각각 블랙코미디 부문의 골드 레미상과 외국어 장편 부문의 실버 레미상을 수상했다. 김미경기자
◇드라마와 음악의 시너지
오펜 뮤직 출신 작곡가들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펜 뮤직 5기로 선발된 BenAddict(서의환), NadaNiel(조나단), SteroHZ(최윤석) 작곡가는 일본의 아이돌 그룹 'ME:I'의 앨범 수록곡 'Our Diary'에 참여했으며, 이가윤 작곡가는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최근 발매 곡 'Gravity'에 참여했다. 오펜 뮤직 1기인 한재완, 2기인 박정준, 심규태 작곡가는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인 'A Day' 에, 3기 FLUM3N(양태겸) 작곡가와 6기 김채윤 작곡가는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 OST '내일의 너에게 닿기를'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