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비상계엄으로 각종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국정 안정을 앞세워 수권 정당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빚은커녕 이자도 제대로 못 갚는 소상공인이 속출하고 정치의 불안이 경제로 이어지면서 국민 삶의 뿌리가 통째로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절박한 심정으로 불확실성을 매듭짓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될 시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회복 방안 중 하나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꼽는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발맞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탄핵 정국 속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무게추를 대여 공세에서 민생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원로들 또한 이 대표가 이날 설 명절을 앞두고 마련한 오찬 자리에서 "민생이 어렵고 내란 사태를 거치며 국민 마음속에 패여 있는 상처를 잘 보살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은행연합회를 찾아 6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은행권에 강요해서 무언가를 얻어보거나 강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금융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충분히 들어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장 벽면에 적힌 공식 문구도 바꿨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도부 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에서 '국민과 함께 내란극복, 국정안정'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왔으나 이날 '회복과 성장, 다시 大(대)한민국'으로 변경했다.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의 경우 이날 '2차 민생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빠르면 이달 내 상법 개정안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법 개정안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여당과 기업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최종 통과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민생·경제 주도권 쟁탈전도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을 겨냥해 소액 주주보다 투기 자본의 권리를 보호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탄핵·특검·체포만을 외치며 국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상법 개정안, 지역사랑상품권 법안 등으로 경제 질서 난도질을 시도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 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한 민생경제입법이 절실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반도체산업특별법을 포함한 국가 미래먹거리 4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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