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독립 출판 틈새 공략… 초판 인쇄 비용·재고 부담 없애
10년새 3만2000명 회원 이용… 출간된 책만 3만9000종 넘어

한건희 부크크 대표. 부크크 제공
한건희 부크크 대표. 부크크 제공


한건희 부크크 대표

우리나라에서 책을 읽는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상매체의 발전과 이에 따른 영상 콘텐츠의 폭발적인 성장이 큰 이유다. 독서 인구 중 많은 수가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수단 역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통적인 의미의 출판 도서의 수요는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출판사의 수는 매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1인 출판사의 증가다. 대형 출판사들만 독점했던 도서 시장에서 자가 출판, 또는 독립 출판이라는 새로운 틈을 노린 수요가 어느덧 시장에 이미 튼튼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주식회사 부크크는 국내 대표적인 POD(주문형 인쇄 시스템) 자가출판 플랫폼이다. POD란 주문이 들어오면 인쇄가 들어가는 구조다. 출판을 원하는 개개인이 부크크 서버에 본인의 원고를 올려놓고, 부크크 자체 플랫폼이나 알라딘·예스24 등 외부 유통 플랫폼에 등록된 책이 판매되면 그때 판매된 만큼 책이 제작되는 구조다. 지난달 30일 부크크 사무실에서 만난 한건희(37·사진) 부크크 대표는 부크크 플랫폼에 대해 "누구나 출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했다.

"기존 전통적인 의미의 출판은 작가들이 본인의 원고를 투고하면, 출판사가 그 원고들 중 선택해서 책을 제작하는 시스템입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자비 출판을 할 수 있지만, 그 경우에는 최소 수백부 수준의 초판 인쇄 비용을 작가가 온전히 부담해야 합니다. 그에 따른 물류비와 재고 처리 비용까지 고민해야 하는데, 부크크는 '최소 1권'이라는 정책으로 이런 부담을 없애는 데 주력한 서비스입니다."

일반 출판사들의 대량 제작 비용에 비하면 부크크의 한 권당 제작 비용은 비싼 편이다. 그러나 수백 권의 책을 한번에 제작하기 위해 드는 기본 비용과 그에 따른 물류비, 재고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단권 출판이 단연 경쟁력이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부크크는 2014년 사업을 시작해 창업 10주년을 넘겼다. 한 대표는 이미 아마존 등 해외에서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던 POD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필요해질 것으로 보고 부크크를 창업했다. 10년 사이 약 3만2000명이 넘는 회원이 부크크 플랫폼을 통해 책을 출판한 작가가 됐다. 부크크에서 출간된 책도 3만9000종이 넘는다. 국내에서 POD 서비스를 선점한 효과에 더해서 작가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작가 입장에서 책을 만들 때 노력과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부분이 편집과 인쇄인데, 부크크는 이 부분에서 최대한 작가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고 그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되고 간편한 프로세스를 확립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문적인 편집 프로그램 없이도 인쇄에 최적화된 편집을 할 수 있도록 자간 설정값이나 폰트 같은 것을 기본적으로 제공해서 간편하게 원고 편집이 가능합니다. 또 책 표지같은 경우 '고급표지'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부크크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표지 디자인을 작가들이 구매할 수도 있고, 또 작가들이 원하는 표지를 위해 디자이너를 연계하는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료표지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유튜브 쇼츠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이른바 숏폼 플랫폼의 등장이 가뜩이나 줄어들고 있는 독서 문화 수요를 바닥으로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한 대표는 오히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POD 서비스가 해외에서 빠르게 대중화된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렇게 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데, 몇년 전에 SNS 플랫폼으로 창작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1인 출판이나 자비 출판, 독립출판 등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현 엑스)가 대표적이었고,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이같은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요. 이런 새로운 크리에이터들 중에는 10대나 20대 초반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이 분들이 독서 인구, 출판 인구의 새로운 잠재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이 있습니다. 물론 자서전이나 에세이 등으로 본인의 삶을 기록하고 나누고자 하는 시니어 작가들, 편입수학 같은 틈새 분야의 수험서를 순발력 있게 출간하는 분들도 꾸준히 부크크를 애용하고 계십니다."

POD 서비스에 집중해온 지 10년, 부크크와 한 대표는 보다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출간을 할 수 있다는 게 부크크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아쉽다는 작가들의 피드백도 있습니다. 사실 이같은 서비스 구조에서는 작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 역량이 책의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도 나름대로 기획 출판을 위한 작가 발굴이나 앞서 말씀 드린 10대 작가들의 시리즈 런칭 같은 것들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책 유통이나 거래처 확대 등도 10주년을 즈음하여 확대하고 있습니다.교육 박람회나 도서전 등 오프라인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시도할 예정입니다.소중한 원고를 믿고 맡겨 주신 작가분들께 최대한 가능한 서포트를 해 드리는 것이 부크크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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