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서 3% 유지 결정
이창용 "3개월내 인하 가능성"
트럼프 2기 정책 등 확인 필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방어 차원의 금리 인하 요구가 높았으나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더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다만, "금융통화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2월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임을 강력 시사한 것이다. 한은은 다음 달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내놓을 예정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올들어 처음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 3.0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11월 연속 0.25%포인트(p)씩 내렸던 통화정책 기조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3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더 뛸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후 드러날 정책 윤곽, 28~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완화 속도 관련 언급, 국내 재정 집행 상황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 여부 등을 더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국내 물가와 금융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현재 수주으로 유지하면서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 등 주요국 경제 정책을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다만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금리 인하 기조에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말 이후 계엄·탄핵 사태까지 겹쳐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 우려가 더 커지면서,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 대비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500원을 웃돌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해 초에도 국내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강달러 전망 등이 맞물려 1450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재정 정책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특히 예상 조기 집행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여당과 달리,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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