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체포영장 집행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보수 대결집을 위한 전방위 여론전을 예고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민생·경제에 집중할 때"라며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빠른 구속을 주장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헛된 공명심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국민의 인내심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공수처가 체포를 고집했던 이유는 '대통령 망신 주기'라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참담한 상황이 벌어져 국격이 무너진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고 유감스럽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영장을 집행했고 사법부가 불법 영장 집행에 가담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위한 체포인지, 체포를 위한 체포인지 모르겠다"며 "이재명·박찬대에게 이제 속이 시원한가 묻고싶다. 공수처와 경찰이 부당하고 불법적 영장을 집행했고 사법부는 불법 영장 집행에 가담했으니 역사가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총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금까지 소신 발언을 내온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침묵을 지켰다. 국민의힘은 의총에서의 의견을 토대로 윤 대통령 수사의 책임자인 오동운 공수처장·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이뤄진 체포영장 집행에 맞춰 긴박하게 움직였다. 의원 30여명은 관저 앞에 집결했고, 이 중 윤상현·김기현·나경원·이상휘·권영진·박충권 의원 등 20여명은 직접 윤 대통령과 면담을 진행했다. '인간 벽'을 만들어 해산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까지 공조수사본부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권영진 등 일부 의원들은 옷이 찢기고 얼굴이 긁히는 등 부상을 입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표정관리에 들어가며 경제를 화두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제 신속하게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틀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것을 압박했던 모습과는 달리 정제된 메시지다. 윤 대통령 지지층을 자극해 결집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다만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체포를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법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범죄를 저질렀으면 수사받고 처벌받는 것이 상식이고 공정이고 법치"라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나아가 조국혁신당은 김건희 여사의 체포를 촉구했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의 경제·정치 주술 공동체인 김건희도 조속히 체포해야 한다"며 "김 여사가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출국 금지와 체포영장 집행으로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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