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발생 43일 만에
현직 대통령 헌정사상 첫 체포
尹 "공수처 청구 영장은 무효"
남은 조사서도 진술 거부할 듯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조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 군 검찰단)에 체포됐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곧장 조사하고 체포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한 뒤 과천 공수처 청사로 이송했고 오전 11시부터 곧장 피의자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는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맡았다. 공수처는 200여 쪽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자체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으며 진술을 거부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녹화조사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는 수사 관할이 없고, 수사관할이 없는 공수처가 청구해 관할 법원도 아닌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은 무효라고 주장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글을 통해서도 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행사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내란'이라는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 소추됐고,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지금 구속돼 있다"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비상계엄이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소규모 병력을 계획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태도를 고려하면 남은 조사에서도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들도 법원에 의해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돼 체포·수색영장이 발부된 뒤에도 "위헌·위법한 영장"이라며 '불법 수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15일 조사를 마치고 윤 대통령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송해 구금했다. 16일 다시 조사를 이어간다. 공수처는 '내란 수괴'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발급 법원인 서울서부지법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체포영장이 관할 논란을 빚은 만큼 구속영장까지 서부지법에 청구하면 또다시 형사소송법상 관할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최장 20일 동안 구속 수사 할 수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과 25일, 29일 세 차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공수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30일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다음 날인 12월 31일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내란 수괴 혐의를 대표 혐의명으로 유효기간 일주일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공수처는 발부 나흘째인 지난 1월 3일 경찰과 함께 윤 대통령 관저를 찾아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대통령 경호처의 저항에 무산됐다.

공수처는 지난 6일 체포영장을 재청구해 다시 발부받았고, 발부 여드레 만인 이날 집행에 성공했다.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1차 때와 달리 1000여명 넘는 대규모 인원을 동원했다.

공수처는 이날 한남동 관저에 도착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 약 7시간 만에 영장을 집행했다. 공수처는 경호처와의 충돌은 사실상 없었다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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