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매수한 것에 관해 "책임경영 의지를 입증하려면 먼저 정 회장이 등기이사로 취임해야 한다"고 15일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29%로 증가한다. 신세계 측은 이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조처라고 했지만, 회사의 순차입금이 12조1000억여원으로 시총(1조8000억원)의 7배나 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최근 5년 동안 이마트 주가는 46% 폭락했고 차입에 의존한 수많은 M&A(인수합병) 실패, 쿠팡 등과의 e커머스 경쟁에 대한 전략 부재 등 문제가 쌓였다.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선 빚 청산과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짚었다.
거버넌스포럼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악용해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만 많이 받았다며,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 등기이사로 취임할 것을 요구했다.
정 회장의 보수 지급의 적절성 재검토와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에 집중해 줄 것도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반기보고서에 명기된 정 회장에 대한 7억원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확인 필요하다"며 "정 회장의 부 정재은 명예회장, 모 이명희 총괄회장이 '상근'하지 않는다면 각각 9억원 보수 지급이 적절한지도 검토 필요하다. 이는 한채양 대표이사 보수 6억보다 50%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는 지난 수년간 많은 인수합병(M&A)을 수조원의 차입금 조달로 체결시켰다"면서 "미국 와이너리 등 본업과 무관한 딜도 많았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같이 성급한 마음에 나쁜 조건으로 고가에 인수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와이너리 같이 정 회장 개인 취미나 기호에 따른 인수는 회사 자금이 아닌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 맞다"면서 "2023년에 1592억원 영업권을 상각했다.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은 모두 정리해 차입금 갚고 본업에 포커스해야 재기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거버넌스포럼은 "회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4명도 국세청과 감사원 등 권력기관 출신으로 권위주의 시대에나 어울리는 구성"이라며 "소비자, 소매, IT(정보기술)에 이해력을 갖추고 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회사 측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임직원에게 주식 보상을 적용하는 등 주주권익 향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2019년 금융투자업계와 학자들이 모여 창립한 단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을 가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작년 12월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dt.co.kr